한전, 상반기에만 14조 영업손실 낼 듯

송광섭 입력 2022. 8. 9. 17:54 수정 2022. 8. 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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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손실 6조 전망
연료비 급등에도 낮은 전기료
'팔수록 손해' 역마진 고착
전력수요 급증한 하반기
상반기 적자폭 넘을 수도
올 2분기 한국전력 영업손실이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전기요금을 한 차례 인상했는데도 연초부터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전력을 비싸게 구매해 싸게 판매하는 '역마진'이 계속된 영향이다. 이를 감안하면 올 상반기 한전 영업손실은 14조원 안팎이 된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3분기에는 적자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투자업계와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2분기 영업손실은 6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전망치(5조3712억원)를 크게 웃돌 뿐 아니라 작년 1년치 영업손실(5조8602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최근 하나금융투자는 2분기 한전 영업손실이 6조1691억원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4월 기준연료비 인상 등을 감안해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가 훨씬 크다"며 "비수기인데도 액화천연가스(LNG) 현물 가격은 수급 악화로 겨울철 수준을 넘어서고 있고, 유연탄 가격도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오는 12일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전은 올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2021년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적자인 셈이다. 올해 1분기에는 역대 최대인 7조78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한전의 적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데는 전력을 비싸게 구입해 싸게 파는 역마진 구조가 고착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들일 때 기준으로 삼는 전력도매가격(SMP)은 연초부터 꾸준히 올라 지난 4월 1kwh(킬로와트시)당 사상 최고치인 202.11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5월(140.34원), 6월(129.72원) 두 달 연속 하락했지만 작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력 구입비가 늘어난 반면 한전의 전력 판매단가는 올 1월 1kwh당 114원에서 4월 103원, 5월 105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특히 기준연료비를 3원 인상한 지난 4월 SMP는 202.11원에 달했지만 판매단가는 103원에 불과했다. 즉 전기요금 인상에도 전력 판매가가 구입비의 절반 수준에 그쳤던 셈이다.

문제는 올 하반기 들어 한전의 영업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3분기에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5원 인상되고 10월에는 기준연료비 3원이 추가 인상되지만 전력 구입비가 오르는 데다 여름철 전력 수요까지 급증하는 점을 고려하면 적자는 더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지난 5월부터 안정세를 보여온 SMP는 지난달(151.85원)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달 들어 SMP는 LNG 가격 상승 여파로 급등하고 있다. 지난 1~8일 SMP는 지난달 대비 30.7% 상승한 198.54원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이달 전체 SMP는 또다시 200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그럼에도 현 체계에서는 전기요금을 추가로 인상하기가 쉽지 않다. 기준연료비는 4월에 이어 올 10월에 올리기로 했고, 연료비 조정단가는 올해 인상폭을 모두 소진한 상태다.

여기에 5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SMP 상한제'도 민간 발전사들의 잇단 반발로 시행이 지연되고 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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