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톡] '中진출' 파티는 끝나지 않았다

정지우 입력 2022. 8. 9. 18: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파티(잔치)는 끝났다'는 말을 경제적 관점에서 꺼낼 경우 호황의 시기가 저물고 불황이 시작됐다는 뜻에서 흔히 사용한다.

리처드 하인버그는 같은 제목의 책에서 석유시대의 종말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조지 패커도 '미국, 파티는 끝났다'는 글을 통해 고삐 풀린 불평등으로 쇠락해 가는 미국의 이면사를 다뤘다.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저에서도 이런 "파티는 끝났다"는 말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티(잔치)는 끝났다'는 말을 경제적 관점에서 꺼낼 경우 호황의 시기가 저물고 불황이 시작됐다는 뜻에서 흔히 사용한다.

리처드 하인버그는 같은 제목의 책에서 석유시대의 종말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조지 패커도 '미국, 파티는 끝났다'는 글을 통해 고삐 풀린 불평등으로 쇠락해 가는 미국의 이면사를 다뤘다. 이 외에 세계 경제, 반도체 등 각 업계, 주식시장, 유동성·금융 등에서 경고메시지를 낼 때 종종 이 문구를 빌려다 쓴다.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저에서도 이런 "파티는 끝났다"는 말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호 신임 주중대사는 16개 재중한국기업·협회 간담회에서 자신이 쓴 책자의 내용을 언급하며 이런 얘기를 꺼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가입을 놓고 한중 관계 악화와 후폭풍을 우려했다고 한다. 또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경제보복 사례를 예로 들며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정 대사에게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칩4 가입 검토 철회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 국익을 위해 가입이 필요하다면 중국 측에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부탁도 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칩4는 '중국 배제를 전제'로 한 미국·한국·대만·일본 간의 반도체 동맹이다.

칩4 예비회의에 참석하기로 한 정부가 "특정 국가를 배제하거나 폐쇄적인 모임을 만들 생각이 없고 순수한 경제전략"이라며 수습에 나섰어도 중국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관영매체는 한중 교역을 수시로 꺼내며 "상업적 자살행위"라고 사실상 경고까지 한 상황이다.

정 대사가 간담회 당시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할 때 지정학적 리스크를 충분히 감안하라"고도 한 만큼 참석자들은 '파티는 끝났다'를 통상적인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였다. 한 소식통은 "참석자들은 향후 중국에서 어떻게 사업을 이어나가야 할지 다들 걱정했고, 대사관 문을 나서면서 한숨을 내뱉는 이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물론 간담회의 '파티가 끝났다'를 기업인들에게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의 불확실성을 언급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주중대사관의 해명처럼 기업들도 각자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문구로 수용해도 된다.

그러나 중국 진출은 기업의 단기주재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소상공인·자영업자도 상당수 중국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있다. 더욱이 사드 여파에 제로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진출 기업인은 충분히 고통을 받고 있다.

파티가 끝났다는 곳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어렵다. 희망의 끈을 부여잡고 있는 이들에게 '끝난 파티'는 사실상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될 수밖에 없다. 대사관은 자국민 보호와 지원이 주요 업무이며, 대사는 그 공관의 수장이다. 구조조정단과는 다르다.

jjw@fnnews.com 정지우 베이징특파원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