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까지 덮친 녹조..농작물 독성물질 검출

정지윤 기자 2022. 8. 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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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낙동강 녹조가 농수로를 타고 논밭까지 퍼져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취재를 종합하면 낙동강 녹조가 지난 5일부터 경남 양산시 원동면 일대 논밭에 퍼졌다.

부경대 이승준(식품공학과) 교수는 낙동강 물로 키운 우리 먹거리에서 이미 녹조의 독성물질이 나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낙동강 녹조의 대표적 독성 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은 인간의 간과 생식 능력에 치명적 해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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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원동면 일대 등 농가 비상
낙동강 · 금강서 키운 쌀 · 배추 등
'마이크로시스틴' 佛 기준치 상회

심각한 낙동강 녹조가 농수로를 타고 논밭까지 퍼져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9일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의 논밭에 녹조가 잔뜩 낀 녹색빛 물이 농수로를 통해서 흘러들어오고 있다. 이원준 기자/windstorm@


9일 취재를 종합하면 낙동강 녹조가 지난 5일부터 경남 양산시 원동면 일대 논밭에 퍼졌다. 현장에 가니 원동면 일대 논은 마치 잔디밭에 벼를 심어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논바닥과 농수로에는 걸쭉한 녹조가 가득했다. 가까이 가서 보면 물 표면에는 녹조 거품이 껴 있고 비린내가 났다. 낙동강 물이 들어오는 수리시설부터 논에 대고 남은 물이 모이는 배출 수로까지 온통 짙은 녹색이었다.

2002년부터 원동면에서 약 6만 ㎡ 규모의 벼농사를 지어온 주민 A 씨는 “논까지 녹조가 들어온 건 20년 만에 처음 본다. 벼에 이삭이 맺힐 시기라 물이 많이 필요해 막지도 못하고 곤란하다”며 “이 물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국제신문 취재가 시작되자 시료 채취에 나섰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낙동강 보 때문에 유속이 느려진 상태에서 올해 폭염과 가뭄이 맞물려 녹조 현상이 심각해졌다. 논까지 흘러간 녹조가 농민 생업과 우리 먹거리를 위협한다”며 “당장 보를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경대 이승준(식품공학과) 교수는 낙동강 물로 키운 우리 먹거리에서 이미 녹조의 독성물질이 나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3월 낙동강 하류에서 기른 쌀 시료 2종을 분석하니 마이크로시스틴이 각각 3.18㎍/㎏과 2.53㎍/㎏ 나왔다. 이는 프랑스 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ANSES)의 생식 독성 기준(성인 0.108㎍)을 크게 웃도는 양이다.

부경대 이승준(식품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11월 낙동강·금강에서 키운 쌀·무·배추를 구매해 분석하니, 마이크로시스틴이 1.1㎍/㎏ 에서 1.85㎍/㎏ 까지 검출됐다. 낙동강 녹조의 대표적 독성 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은 인간의 간과 생식 능력에 치명적 해를 준다. 농작물의 생장을 늦추고 300℃ 고온에도 파괴되지 않는다.

낙동강 녹조는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농수로를 타고 농작물과 토양에 쌓여 결국 우리 입으로 들어온다. 인간과 자연을 해치는 녹색 악순환이다. 이 교수는 “연구 결과를 보면 물에 남아 있는 마이크로시스틴의 최대 10%까지가 쌀로 들어간다. 이 물질이 열에 강하기 때문에 120℃ 정도의 전기밥솥으로는 독성 물질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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