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4·사드 챙긴 박진..한중 관계가 달라졌다

입력 2022. 8. 1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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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교장관이 300분간 양국 현안을 놓고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Chip4 또는 Fab4·미국 한국 일본 대만)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까지 모든 현안을 테이블에 올렸다.

비교적 민감한 현안이 논의된 소인수 회담에서 박 장관은 한국이 칩4 예비회의에 참석한다고 통보하며 "전적으로 국익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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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칩4 예비회의 참석 통보..中 "한국측 적절한 판단 기대"
사드 양측 입장 설명.."향후 관계 발전 걸림돌 돼선 안 돼"
韓한한령 해소 요구..中 "지난해부터 노력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중국 칭다오시 지모구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칭다오 공동취재단·최은지 기자] 한중 외교장관이 300분간 양국 현안을 놓고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Chip4 또는 Fab4·미국 한국 일본 대만)부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까지 모든 현안을 테이블에 올렸다. 수교 30주년을 맞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은 ‘화이부동’을, 중국은 ‘독립자주’를 언급했다.

9일 오후(현지시간)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산둥성(山東省) 칭다오(靑島) 지모고성군란호텔에 마련된 회담장 ‘학궁’(學宮)에서 100분간 소인수 회담을 개최했다. 비교적 민감한 현안이 논의된 소인수 회담에서 박 장관은 한국이 칩4 예비회의에 참석한다고 통보하며 “전적으로 국익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박 장관의 설명을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향후에도 유사한 문제에 대해서는 국익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했고, 왕 부장은 “한국측이 적절하게 판단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칩4 참여에 대해 “한국의 상업적 자살”이라며 강하게 반대해왔던 중국의 태도가 달라진 기류다. 칩4 참여를 막을 수 없다면 중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도록 유도하자는 발상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한국이 부득이 미국이 짠 소그룹(칩4)에 합류해야 한다면 한국이 균형을 잡고 시정하는 역할을 하기를 국제사회는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드와 관련해서는 “양측이 각자의 입장을 명확하게 개진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다. 중국측은 ‘사드3불(不)’을 요구하고 있고 우리측은 “약속도 합의도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우리측과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라는 중국측이 솔직하게 대화를 나눴다는 취지다. 양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향후에 한중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기본 원칙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 장관은 이어진 100분간의 확대 회담에서 중국이 2016년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실시한 한한령 해제를 요구했다. 박 장관은 회담장에서 가수 보아와 중국 가수 류위신(劉雨昕)의 메타버스 뮤직비디오 ‘베터’(Better)를 상영하면서 양국 간 우호 증진을 위한 콘텐츠 교류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왕 부장은 중국이 지난해부터 한국영화 10편, 드라마 10편이 수입됐고 게임도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가 4개 추가됐다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직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생산적인 대화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미묘한 신경전도 보였다. 왕 부장은 양국이 지켜야 할 5가지 사항으로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 것 ▷서로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 것 등을 제시했다. 박 장관은 지난 5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은 용납될 수 없다”며 대만해협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양 장관은 회담에 이어 100분간 만찬을 하며 이날 5시간을 함께 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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