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세식구 잃은 할머니에 임대주택
지난 8일 서울에 쏟아진 집중 호우로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 4명 중 3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 정부가 피해자 유족인 할머니(72)를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즉시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배경에는 지난 9일 현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할머니가 거처할 집이 없다는 사연을 들은 뒤 “입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반지하 주택에는 할머니와 두 딸, 초등학교 6학년인 외손녀 등 네 식구가 살고 있었다. 큰딸(47)은 장애가 있었고 작은 딸(46)이 그를 돌봤다. 할머니를 제외한 세 식구는 지난 8일 밤 폭우로 집안에 물이 차올랐지만 문을 열 수 없어 탈출하지 못했고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당시 할머니는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의 한 시립병원에 입원하고 있어 화를 면했다.
정부는 재난·재해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에게 임시 거처를 제공한다. 그러나 지자체와 국토부 간 협의와 현장 답사 등에 1~2개월쯤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번에는 국토부가 사고 하루 만에 할머니가 원래 살던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공공임대주택을 이주 후보지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더 좋은 장소가 있는지 추가 확인 중”이라고 했다.
긴급 주거 지원을 받아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경우 6개월~2년간 거주할 수 있지만 행정안전부는 할머니가 최장 20년간 무상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이사비, 생필품, 긴급 생계비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숨진 세 사람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는 이날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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