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박물관인 줄.. 도쿄 지하의 세계 최대 빗물 터널
외국의 주요 도시에서도 ‘대심도 빗물 터널’을 만들거나 지하에 대형 저류 시설을 설치해 집중호우에 대비하고 있다.
일본 도쿄 지하에는 대심도 터널인 ‘간다천 환상(環狀) 7호선 지하조절지(調節池)’가 있다. 지하 43m 지점에 설치된 이 터널은 지름 12.5m, 길이 4.5km로 빗물을 54만t까지 저장할 수 있다. 도쿄도(都)는 1988년부터 2005년까지 1015억엔(약 1조4600억원)을 투입해 이 터널을 지었다. 폭우가 내리면 넘치는 물을 터널에 가둬 놓은 뒤 이후에 물을 방류한다. 유사시에는 방공호로도 활용한다. 또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에도 상하폭 최대 18m, 길이 6.3km의 배수 터널이 건설돼 있다.
연평균 강수량이 2400㎜로 우리나라(약 1500㎜)보다 훨씬 많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도 대심도 터널 ‘스마트(SMART)’가 있다. 터널 양쪽에 각각 140만t, 60만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저장소가 있고 터널에도 100만t을 추가로 저장할 수 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 양천구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과 다른 점은 비가 오지 않는 평시에는 차로로 쓰인다는 점이다. 지하 2층으로 된 이 터널은 평상시 차가 다니다가 비가 많이 오면 차량 통행을 막고 빗물 저장소로 바뀐다. 정상만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원장은 “서울에 짓는 대심도 터널도 비가 내리지 않는 평시에는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심도 터널은 지하 깊은 곳에 만들어야 해 많은 비용이 드는 대규모 토목공사다. 그래서 대심도 터널 대신 지하에 대형 저류 시설을 두는 방식으로 치수를 하는 나라도 있다. 미국과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송창영 광주대 방재안전학과 교수는 “프랑스는 도로나 운동장 밑에 대형 물탱크를 만들어서 100년 빈도의 강우에 대비한다”며 “이 물을 가뭄이 들거나 폭염이 있을 때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석환 대진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미국도 운동장 지하 등에 저류 시설을 만들어 빗물을 저장했다가 방류하고 있다”며 “대규모 토목공사가 어렵다면 소규모로 여러 군데에 저류 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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