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빗물터널' 11년 만에 재추진.. 수해복구 팔 걷은 단체장들
오세훈 "10년간 1조5000억 들여
시내 6곳에 지하 배수시설 구축"
區에 300억 특별교부금 지원도
김동연, 이재민 찾는 등 발품 행보
유정복도 휴가 반납 후 현장 찾아
김진태 "댐 방류, 안전에 만전을"
중부지방에 집중된 호우로 피해지역 자치단체장들이 10일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비 피해 대응과 복구작업에 행정력을 쏟아부으며 임기 한 달여 만에 찾아온 시험대에서 능력을 평가받고 있다. 일부는 퇴근 직후 다시 청사로 복귀하거나 휴가를 반납하기도 했다.
첫 4선 서울시장으로 승승장구하던 오세훈 시장은 이번 폭우로 곳곳에서 심각한 침수 피해가 일어나자 행정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2010년과 2011년 재임 당시에도 큰 물난리가 나 곤경에 처했던 적이 있다. 특히 지난해보다 수방·치수 예산이 896억원 줄고, 최근 인사로 안전관리 책임자들이 공석인 상황이 맞물리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오 시장은 이날 결국 11년 만에 지하 빗물터널 계획을 다시 꺼내 들었다. 10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입해 기존에 무산됐던 6곳에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을 만들기로 했다.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은 물을 대거 흘려보낼 수 있도록 지하 깊이 묻은 대형 터널이다. 서울시는 강남역 일대·도림천과 광화문 지역은 2027년까지, 동작구 사당동·강동구·용산구 일대는 2030년까지 차례로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11년 전 오 시장은 우면산 산사태를 계기로 지하 30∼40m에 지름 5∼7.5m 크기의 방재용 대심도 터널 7개를 설치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이 중 신월동을 제외한 6곳은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무산됐다.
서울시는 또 하수관로 정비, 빗물펌프장 등에 3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강남의 경우 100년 빈도로 발생하는 시간당 110㎜의 강우도 견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에는 주택 침수로 60여명이 대피 중인 광명시 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해 무릎을 꿇고 주민을 위로했다. 이곳에서 11세 소년 가장으로 성남시 천막촌에 거주하던 시절의 악몽 같은 기억을 소환했다. 그는 “어렸을 때 비만 오면 아궁이와 집 안까지 물이 차서 퍼내곤 했다”면서 “남의 일 같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지사는 페이스북에 잇달아 글을 올려 “수해지역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며 “비가 더 온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 최일선에서 주민 피해를 막고 최소화하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오 시장과 김 지사는 폭우로 이미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민선 8기 출범 첫날인 지난달 1일 중부지방에 집중된 장맛비로 오 시장은 온라인으로 취임사를 대신했고, 김 지사는 아예 취임식을 취소했다. 당시 이들은 각각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과 재난안전상황실로 발길을 옮겼다.
같은 수도권의 유정복 인천시장은 휴가를 반납하고 현장점검에 나섰다. 당초 유 시장은 12일까지 닷새간 여름휴가를 냈으나 폭우 피해가 발생하자 하루 만에 복귀했다. 전날에는 중구 운남동 옹벽 붕괴 위험지역과 부평구 일신시장 등을 방문했다. 유 시장은 이날도 동구와 계양구 등지를 발로 뛰며 구슬땀을 흘렸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의암댐 등 북한강 수계의 시설을 돌며 안전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북한강 수계의 의암댐, 춘천댐, 화천댐은 수문을 개방한 상태다. 국내 최대 규모인 소양강댐도 11일 오후 3시 2년 만에 방류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2020년 8월의 ‘춘천 의암호 선박 참사’를 언급하며 “소양강댐 수문 개방으로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부탁했다.
수원·인천·춘천=오상도·강승훈·박명원 기자, 구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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