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살지 막막해요"..침수피해 반지하 거주 82살 기초수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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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박스를 주워 내다 팔아서 먹고사는데 밥솥이고 냉장고, TV고 죄다 못쓰게 됐어.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제발 도와주세요."
경기 광주시 경안동 2층짜리 다세대주택의 반지하에 사는 김순이(82) 할머니는 지난 8일 밤 수도권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 당시 손쓸 겨를도 없이 집안으로 들이닥친 빗물에 침수 피해를 봤다.
이번 폭우로 김 할머니 집을 포함해 인근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사는 20가구(45명)가 침수 피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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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포함 경기 광주시 경안동 다세대 반지하 20가구 피해
(경기 광주=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종이박스를 주워 내다 팔아서 먹고사는데 밥솥이고 냉장고, TV고 죄다 못쓰게 됐어.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제발 도와주세요."
경기 광주시 경안동 2층짜리 다세대주택의 반지하에 사는 김순이(82) 할머니는 지난 8일 밤 수도권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 당시 손쓸 겨를도 없이 집안으로 들이닥친 빗물에 침수 피해를 봤다.
반지하 집 현관이 바로 앞 골목길보다 1m가량 낮아 빗물이 집안으로 순식간에 밀려 들어와 피해가 컸다.
11일 오전 찾아간 할머니 집안에서는 할머니와 함께 적십자사 회원 1명이 젖은 장판을 쓸거나 걷어내고, 변질 우려가 있는 냉장고 안 음식들을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물을 흠뻑 머금은 가재도구는 집 밖에 꺼내 말리거나 내다 버리고, TV 서랍장과 장롱문은 열어 말리고 있었다.
김 할머니는 노령연금을 포함해 매달 83만원의 생계비를 지원받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다.
구부러진 허리에 양손에는 관절염까지 있어 거동이 불편한데도 매일 종이박스를 주워 팔아 생계에 보태왔다.
"하루에 2천원도 벌고 운 좋으면 1만원도 벌어…근데 어떡해 전기밥솥도 냉장고도 죄다 못 쓰게 돼 밥은 어떻게 해 먹을지 걱정이야. 오늘 아침은 이웃집이 죽을 쒀줘 겨우 한술 떴는데…"
김 할머니는 "사업하다 사기를 당해 형편이 어려워졌는데 그러다 보니 결혼도 못 했고 자식도 없다"며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제발 밥이라도 먹고 살게 중고 냉장고라도 넣어달라"고 상황을 살펴 보러온 동사무소 직원에게 호소했다.
젖은 가재도구를 함께 치우던 적십자사 회원 강순옥(68) 씨는 "앞집에 사는 고모 집에 왔다가 할머니 사정을 듣고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이틀째 도와드리고 있다"며 "쌀도 젖었고,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도 상해 모두 버려야 하는데 '다 먹을 수 있다'고 고집을 부리신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폭우로 김 할머니 집을 포함해 인근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사는 20가구(45명)가 침수 피해를 봤다.
경안동사무소 이병길 팀장은 "재난기금으로 최대 200만원 한도에서 지원해도 도배, 장판 교체 정도가 가능할 텐데 절차가 있어 지원받으려면 한 달가량 걸린다"며 "부양의무자가 없는 할머니는 사정이 딱해 자원봉사센터 연계 등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많은 연세에 거동도 불편한데 자식도 없어 더 안타깝다"며 "당장 쌀 등은 지원하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 8일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광주시에는 평균 639.5㎜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8∼9일 이틀 사이에만 430㎜ 이상의 비가 내렸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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