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조 승부수로 차별화 강화..'제1 신세계' 외치는 정용진

김두용 2022. 8. 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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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조화로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 의지
이베이코리아, W컨셉 등 이커머스 역량 강화
경쟁사 롯데 대비 온라인 매출 상승, 시너지효과 기대
'신세계 유니버스'를 강조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이 온·오프라인의 조화로 '유통 1인자'를 겨냥하고 있다. 특히 최근 4조4000억원 베팅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보완하는 등 순조로운 디지털 전환으로 경쟁사 대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신세계만의 색깔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4.4조 베팅,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 등 이커머스 역량을 대폭 강화하면서 온·오프라인의 밸런스가 강화되고 있다. 경쟁자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오프라인에, 쿠팡과 네이버가 온라인에 치우쳤다면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양축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취득가 3조5591억원에 인수한 이베이코리아와의 시너지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은 지난 5월 스마일클럽 멤버십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본격적인 연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멤버십 론칭 이후 한 달 동안 신규 회원 30만명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마지막 일주일 동안 삼성전자와 함께 스마일클럽 회원 전용 프로모션 ‘멤버십 브랜드데이’도 론칭했다. 삼성전자 구매 고객 가운데 멤버십 회원들의 주문건수는 직전 주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앞으로도 SSG닷컴과 지마켓을 중심으로 구축한 멤버십 서비스를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신세계그룹 오프라인 인프라도 적극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전망이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등 오프라인 관계사의 혜택도 통합해 차별화된 온·오프라인 채널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멤버십 서비스로 완성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프로야구단 인수도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등 경쟁사 대비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야구장을 자주 찾는 구단주인 정용진 부회장은 고객과의 소통을 늘려가면서 그룹 이미지 제고 등 마케팅 측면에서 큰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정용진 SSG구단주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을 펼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신세계의 계열사와 SSG랜더스를 연계해 매달 새로운 쇼핑 혜택과 볼거리를 선보이는 ‘데이’ 마케팅도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신세계그룹 18개 계열사가 총 출동해 고객에게 대규모 쇼핑 혜택을 주는 통합 프로모션 ‘2022 랜더스데이’를 진행했다. 행사 기간에 SSG닷컴 매출은 전주 대비 30% 증가하는 등 전 계열사 모두 고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정용진 부회장은 야구와 유통 결합을 극대화할 돔구장 건립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우리의 목표는 제2월마트, 제2의 아마존 아닌 제1의 신세계다. 신세계만의 디지털 생태계인 ‘신세계 유니버스’를 만들어 더 큰 가치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3강 체제를 구축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20년 거래액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17%, 신세계(SSG닷컴+지마켓플러스) 15%, 쿠팡 13%를 기록했다. 반면 롯데온은 시장 점유율 5%에 그쳤다.

신세계는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기 위해서 온·오프라인의 모든 일상이 해결 가능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고객이 ‘먹고 자고 보고 사고 즐길 때’ 다른 선택지를 떠올리지 않고 신세계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모든 것을 불편함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신세계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신세계 유니버스’에서 오프라인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다른 이커머스 기업이 갖지 못한 강력한 오프라인 자산을 보유해 온·오프 통합 시너지가 제일 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쟁사 대비 온라인 매출 상승세

지난해 소매 판매액 기준으로 신세계는 국내 1위에 올랐다. 아시아 유통기업 순위는 7위까지 뛰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2022 아시아 100대 유통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는 489억1000만 달러(63조8275억원)로 2021년보다 두 계단 오른 7위를 차지했다. 한국 유통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톱10에 포함됐다.

유로모니터는 "신세계가 2021년에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인수하면서 온라인 고객 기반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며 "이것이 온라인 사업과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간의 더 큰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세계에 이어 쿠팡(311억3000만 달러)이 11위, 롯데(249억3000만 달러)가 12위를 차지했다. 2020년 보고서에서는 롯데-신세계-쿠팡(9위, 10위, 19위) 순이었지만 신세계가 순위를 뒤집으며 국내 1위로 나서는 모습이다.

온라인에서 신세계와 롯데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2분기 매출이 1조87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특히 디지털 전략이 효과를 내면서 온라인 매출도 전년 대비 12.2% 늘었다고 밝혔다. 2분기 기준 모바일앱 이용 고객은 137% 늘어나 620만명을 돌파했다.

롯데쇼핑의 경우 2분기 매출 3조9019억원, 영업이익 74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하는 등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82.2%나 급증했다.

하지만 이커머스 사업부인 롯데온은 여전히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을 맞아 리오프닝의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온의 2분기 매출은 5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내렸다. 영업손실도 945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반면 쿠팡의 상승세는 매섭다. 지난해 매출 22조원을 넘긴 쿠팡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 50억3782만 달러(약 6조35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7%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여기에 영업손실 847억원으로 뉴욕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이 1000억원 이하로 줄었다.

쿠팡의 핵심사업인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 제품 커머스 부문 매출이 48억7753만 달러(6조15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이마트의 분기 실적이 7조원 정도라 백화점 매출과 더하면 신세계그룹의 분기 매출은 8조9000억원 수준이다. 쿠팡은 온라인만으로 6조3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기존 유통강자인 신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어느 한쪽에 편중된 롯데, 쿠팡과 달리 온·오프라인의 색깔이 뚜렷하다. 온·오프라인의 통합 서비스가 시너지 효과를 내야만 타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세계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일 규제 폐지 움직임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화장품관 전경. 연합뉴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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