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성원 의원, 이런 사과 사절합니다

김세희 입력 2022. 8. 1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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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동작구 사당동 수해봉사 현장에서 던졌던 막말이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 의원은 졸속으로 사과문을 냈다.

국민은 김 의원의 사과를 성의가 없다고 느꼈다.

결국 김 의원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수해 현장 발언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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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정치정책부 기자

"솔직히 비가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동작구 사당동 수해봉사 현장에서 던졌던 막말이다. 처음엔 내 귀를 의심했다. 국회의원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저 정도일 줄은 몰랐다. 특히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동두천에도 폭우가 내린 뒤였다. 그런데도 이렇게 무신경하고 무책임한 발언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사실 자신의 속 마음을 들켰는지도 모른다. 김 의원에게는 더 큰 피해를 막는 것보다 자신을 비롯한 동료 의원들의 자원봉사 '그림'이 그럴듯하게 나오는 것이 중요했을 수도 있다. 무릇 정치인이란 국민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막말은 온라인상을 통해 삽시간으로 퍼졌고 비판이 쇄도했다. 같은 정당 소속의 정치인도 비판했다.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한 방송에서 "유구무언"이라며 "저 발언은 아무리 사석에서라도 해선 안 될 발언인데, 채증됐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 의원은 졸속으로 사과문을 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기자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단순한 문자사과로 넘어갈 일은 아니었다. 국민은 김 의원의 사과를 성의가 없다고 느꼈다. 김 의원 페이스북에는 무수한 비난 댓글이 달렸다. "사람들이 죽었는데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관심은 전국구로 끌었으니 비 온 듯 시원하시겠어요" 등 분노가 느껴졌다. 언론에서는 하루 종일 김 의원 막말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결국 김 의원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수해 현장 발언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다시 한 번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며 또 한 차례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당이 저에게 내리는 그 어떤 처분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김 의원의 사과에 부족함과 아쉬움을 느낀다. 사과는 여론과 상황에 떠밀려서 하는 게 아니라 반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빨리 알아채야 하며, 자신의 잘못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반드시 국민의 표정과 맞닥뜨려서 해야 하고, 때를 놓쳐서도 안 된다 . 그래야 사과를 받는 국민도 마음을 열고 용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사과가 울림을 주려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하는 의지를 반드시 보여야 한다.

김 의원은 추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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