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급증 탓에..한전 올 상반기 적자 14조
한국전력이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등 연료비 증가로 인해 올 상반기에만 14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한국전력은 올해 상반기 실적 결산 결과 총 14조30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영업손실은 1873억 규모였는데, 불과 1년만에 적자가 14조1160원 늘어난 것이다. 매출액이 31조992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3조3073억원(11.5%) 증가했지만, 영업비용은 46조2954억원으로 60.3% 늘어난 데 따른 손실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발전연료 가격이 급등한 탓에 손실이 커졌다. 한전의 연료비·전력구입비는 전년 동기 대비 16조5000억원 늘어났다. 국제 LNG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평균 톤당 57만7700원이었으나 올 상반기 134만4100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으며, 유연탄 가격은 99.1달러에서 318.8달러로 세 배 이상 상승했다.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들이는 전력도매가격(SMP)은 같은 기간 ㎾h당 78원에서 169.3원으로 뛰었다.
반면 전기 판매요금 인상은 더뎠다. 에너지가격 변동분이 전기요금에 적시에 반영되지 못한 점이 손실을 키웠다고 한전 측은 설명했다. 올해 1분기에 14.8원/㎾h, 2분기에는 33.8원/㎾h의 연료비 상승이 발생했지만, 당시 정부는 가계 부담을 우려해 전기요금의 구성 항목 중 하나인 ‘연료비 조정요금’을 0원으로 동결했던 바 있다.
그나마 올해 ㎾h당 기준연료비를 9.8원 올리기로 해서 그중 절반인 4.9원이 지난 4월 인상됐고, 나머지는 오는 10월 반영할 예정이다. 한전은 “기준연료비가 지난 1월부터 조정됐다고 가정했을 시, 상반기 전기판매수익은 현행 대비 2조3000억원 증가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전의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요금 현실화가 궁극적인 대안이지만,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정부는 올해 추가적인 기준연료비 인상에 부정적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8일 “민생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추가로 물가 수준을 더 지켜보고 (전기요금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력도매가격은 지난 4월(202.11원) 정점을 찍고 5월(140.34원), 6월(129.72원)에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151.85원으로 다시 상승 전환한 상태다. 여름철 급증하는 전력 수요 등이 반영되면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한전의 연간 영업손실이 최대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비용절감 등 자구노력이 영업손실 감소에 기여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연료비·전력구입비 등 절감곤란한 비용이 대부분이고 수선유지비 등 노력을 통해 절감가능한 비용은 3.9% 불과하다”라며 전력 판매가 인상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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