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포위 훈련'에 남부전구까지 동원..대만해협에 전력 증강할 듯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문 이후 대만을 포위하고 진행한 대대적 군사훈련에 대만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뿐 아니라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부전구도 동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정기적인 합동 전투 훈련을 위해 대만해협에 더 많은 부대가 배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8일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대만 주변에서 대잠수함 및 해상 공격 훈련을 할 당시 남부전구 소속 대잠 항공기 여러 대가 훈련 구역에 배치됐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대만을 둘러싸고 군사훈련을 벌이면서 유사시 미국 등 다른 나라가 개입하는 상황까지 가정해 전구 간 연합 훈련을 펼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 군사전문가인 쑹중핑(宋忠平)은 “유사시에는 남부와 북부전구 사령부의 공군 부대는 물론 황해와 남중국해를 감시하는 군함들이 동부전구와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대만을 둘러싼 전쟁은 복잡하고 포괄적인 작전이기 때문에 3개 전구의 공군과 군함이 남쪽과 북쪽에서 외국의 군사 개입을 막기 위해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인민해방군이 정기적인 합동 전투 훈련을 실시하면서 대만해협에 더 많은 부대를 배치하고 장기전에 대비해 부대를 순환 배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캐나다 군사전문지 ‘칸와 아시안 디펜스’의 안드레이 창 편집장은 “중국은 1979년부터 1989년까지 이어진 베트남과의 긴 소모전에서 비슷한 전술을 쓴 적이 있다”며 “당시 인민해방군은 8개 사령부 소속 부대를 광시와 윈난성의 산악지대에 번갈아 배치했었다”고 말했다.
앞서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 대만 주변에 6개의 훈련 구역을 설정해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사실상 대만을 봉쇄하는 상황을 가정해 이뤄진 이 훈련은 당초 지난 4일 낮 12시부터 72시간 동안 진행하는 것으로 예고됐으나 예정된 기간을 넘겨 지난 10일 공식 종료됐다.
당시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최근 대만 섬 주변 해·공역에서 여러 병종 부대를 조직해 일련의 연합 군사행동을 하고 성공적으로 각 항의 임무를 완성했다”며 훈련 종료 사실을 알리면서도 “대만해협 정세 변화를 주시하며 지속적으로 훈련과 전투 대비를 전개하고 상시적으로 대만 방향으로 전투 대비 경계·순찰을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이를 두고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을 계기로 인민해방군이 ‘전쟁 게임’을 일상화하려 하고 있으며 현 상황을 군사적 돌파구를 마련할 기회로 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군사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 상하이정법대 교수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중국에 외교적 실점을 가져왔지만 인민해방군이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을 기회를 잡는 데 도움을 줬다”며 “앞으로 인민해방군의 전쟁 게임이 정규화된다면 이는 외교적 실패를 상쇄하는 대만해협 중간선 폐기에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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