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앞두고 농작물 침수..복구도 불가능
[KBS 대전] [앵커]
어제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는 충청권에도 크고 작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다 키운 과일 같은 농산물이 침수 피해를 봤는데 사실상 복구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홍정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밤새 양수기를 돌려 고인 물을 빼낸 멜론 하우스.
예정대로라면 일주일 뒤부터 출하가 시작되지만 8시간 이상 물에 잠기면서 상품성에 큰 타격을 받게 됐습니다.
물기를 말리는 게 도움이 될까, 농민은 바닥을 덮은 비닐을 일일이 걷어내며 안타까운 마음을 달랩니다.
[이용성/멜론 재배 농민 : "조금이라도 더 건져볼까 싶어서 조금 희망 의 불씨를 살려보려고 한건데 큰 효과는 없을 거라고 생각 들어요."]
쪽파를 심은 인근 하우스도 마찬가집니다.
추석에 맞춰 수학하려고 일부러 비싼 품삯을 들여 심었는데 폭우로 밀려든 물에 휩쓸리면서 제대로 자라기 어렵게 됐습니다.
[김경란/쪽파 재배 농민 : "비만 왔다 하면 겁부터 나요. 진짜 솔직히 얘기해서. 물이 어디 찰까?"]
시설 재배 과채류의 경우 한번 침수되면 물을 빼더라도 사실상 복구가 어렵습니다.
뿌리가 망가져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해 고사하는 것은 시간문제지만, 악취 발생 등의 문제로 철거는 수 개월 뒤에나 가능해 농가에선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박영민/멜론 재배 농민 : "(지금) 들어가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고 그냥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요. 1년 동안 공들였던 거 지켜보는 거죠. 죽어가는 거. 그러니까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이번 비로 충남에서만 465만 제곱미터가 넘는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본 가운데 추석 대목을 기대했던 채소와 농작물에 피해가 집중되면서 수확량 감소와 품질 저하로 장바구니 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홍정표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홍정표 기자 (real-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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