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믿고 따랐던 선배였는데.." 문건 속 인물들의 증언

장슬기 입력 2022. 8. 13. 20:25 수정 2022. 8. 1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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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행정안전부 경찰국 초대 수장인 김순호 국장이 과거 보안사령부에 학내 동향을 밀고한 문건, 어제 MBC 단독으로 보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문건의 좀 더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문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직접 만나서 확인한 증언, 전해드리겠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이들은 모두 김 국장과 아주 가까운 사이였는데, '문건 내용은 구체적이고 정확하지만, 그래도 믿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장슬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전체 88쪽 분량인 보안사 문건의 첫 부분에 나오는 실적.

김순호 국장은 1983년 11월 21일, 성대 앞 경양식집 들꽃에서 후배 3명을 만났고, 여기서 파악한 심산연구회의 학년별 인원과 이름, 학과 등을 상세히 보고했습니다.

문건에 등장하는 한학년 후배 A씨는 그날의 만남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심산연구회 소속 A씨] "(김순호 국장 포함) 4명이 앉아 있었던 것 같고. 제가 끝까지 있었고.. 당연히 우리 심산 서클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김 국장이) 궁금해했을 거고..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선배에 대한 애정이 많았기 때문에"

다음 실적에서 김국장은 A씨의 집에서 2학년 3명이 주도하는 의식화 학습 모임을 가졌으며, 교재는 '러시아 혁명사' 등 3권이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 보고 역시 문건에 나오는 B씨의 기억과 일치합니다.

[심산연구회 소속 B씨] "(세미나하고 토론을 했다. 이거는 사실인지요?) 네. 역사, 경제, 철학 공부를 했어요. 책을 한 번 선정하면 그거를 읽고 서로 토론하고."

활용 결과 보고서에 이어 문건에는 별도로 '특수학변자 '김순호' 제보 의식화 첩보 보고'라는 문서가 첨부돼있는데, 보안사는 이 제보에 대해 '성대 의식화 실태 종합'이라고 써놓을 정도로 각별한 의미를 부여해놨습니다.

보안사 문건에 여러 차례 등장하는 후배 김모씨.

학생운동을 구속돼 가혹행위를 당해 지금도 몸이 불편한 상태인데, 문건 내용을 보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김OO/김순호 국장 심산연구회 후배] "거의 다인 것 같은데요. (주로 활동하셨던 분들은 거의 다?) 네네. (동료를) 지키거나 이럴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으로 보여져요. 후배들 얘기 못하죠."

김씨를 포함해 문건에 이름이 나온 인물들은 '문건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정확하다'고 증언했으며, 지금이라도 김 국장이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믿고 함께 했던 동지였다며, 문건의 내용을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믿었던 선배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억지로 부정하면서, '무슨 사연이 있었을 거야,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거야' 이렇게 생각하려고.."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 김우람 / 영상편집 :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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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우람 / 영상편집 : 류다예

장슬기 기자 (seul@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97938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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