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km에 440원' 中, 무인 택시 달리는데..한국 '뼈아픈 현실' [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조아라 입력 2022. 8. 14. 10:13 수정 2022. 8. 1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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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82]
"3km에 440원"..일반도로 달리는 中 '무인 자율주행택시'
中, 자율주행 누적 데이터 3200만km..한국의 4300배
바이두, 4800만원짜리 운전대 없는 자율주행차 출시
바이두의 자율주행자동차 아폴로 RT6. 사진=바이두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고 택시콜을 부릅니다. 택시가 도착하면 오른쪽 뒷좌석 창문 쪽 외부 디스플레이에 휴대폰 뒷번호를 입력합니다. 신원 확인을 마치자 뒷좌석 문이 덜컥 열렸습니다. 차 안은 텅 비어 있고 아무도 없습니다. 


대신 조수석 헤드 뒷부분에 디스플레이가 보입니다. 목적지 표시가 돼 있는 화면 아래 '출발' 버튼이 보입니다. 이 버튼을 누르자 "안전을 위해 안전벨트를 착용하십시오" 안내 음성이 나옵니다.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자 차가 출발합니다.

가려는 위치에 도착하자 디스플레이에 '도착' 이미지가 나타나면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라는 음성이 들립니다. 총 3.5km 거리를 이동하는 데 지불한 택시비는 단돈 2.27위안(약 440원). 총 22.72위안(약 4400원) 요금에서 할인(20.45위안) 받았습니다. 택시비는 앱 내에서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간편결제를 통해 지불합니다.

역주행 차량 감지해 '경적'…무인택시 일상화되는 中

앞으로 중국에서는 이같은 무인택시가 일상속에서 보편화될 전망입니다. 지난 10일 중국신문망 등 중국 현지 언론은 이같은 자율주행택시 이용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해당 체험기를 작성한 중국신문망 기자는 "지난 8일부터 우한 일부 지역에서 완전 자율주행 택시 운행이 가능해졌다"며 "자율주행 택시비는 일반 택시비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달 8일 '자율주행자동차 운행안전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충칭과 우한에서 레벨4 수준의 무인택시를 운영할 수 있도록 허가했습니다. 그동안에는 긴급 상황에 대비해 차 안에 사람이 있어야 운행이 가능 했는데, 이번에 규정을 완화해 사상 처음으로 완전 무인 택시 운영을 허가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최대 포털사이자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 하나인 바이두는 당장 10대 이상의 무인 택시를 투입해 일반 시민들 대상으로 실제 서비스에 나설 계획입니다.


자율주행 택시 체험을 해본 한 중국의 인플루언서는 "왕복 2차선 도로에서 반대편 차량이 중앙선을 밟으며 다가오자 무인택시가 100m 앞에서 경적을 울리며 피했고, 자전거 탑승자가 지나갈때는 시속 30km 이하로 운행 속도가 느려졌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두 관계자는 "현재까지 자율주행 테스트 거리는 총 3200만km를 돌파했다"며 "중복 모니터링, 평행주행, 안전운영 관리체계 등 다중조치를 통해 승객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두의 자율운행 택시 이용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호출 택시에 탑승하기 전 신분 확인과 건강코드(코로나 방역을 위한 전자통행증), 휴대폰 뒷번호 등을 입력하고 안전벨트만 착용하면 목적지로 데려다줍니다. 운행 중 외부 개입 등을 차단하기 위해 운전석 방향에는 플라스틱 가림막이 있고, 흡연 등 금지사항 안내판이 비치돼 있습니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택시 내부 디스플레이 터치 한번으로 직원 상담 전화 연결이 가능하며 현장 출동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사진=중국신문망 캡처

中, 자율주행 누적 데이터 3200만km…한국의 4300배

중국은 최근 자율주행기술 분야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중국의 자율주행 누적 운행거리는 3200만km에 달합니다. 지난해 시험 차량 170대를 동원해 수도 베이징에서도 총 391만km를 시범 운행했습니다. 자율주행은 안전이 핵심이기 때문에 다량의 주행 데이터가 필수적입니다. 이에 비해 한국은 누적 주행거리가 올해 1월 기준 72만㎞에 그쳐 데이터 축적 면에서 격차가 매년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자율주행 업계에 상대적으로 늦게 뛰어들었지만 레벨4 수준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자율주행은 기술 고도화에 따라 레벨이 총 0~5단계로 나뉘는데, 레벨3부터는 사람이 돌발 상황 발생시에만 개입하는 조건부 자율주행 수준이며 레벨4부터는 시스템이 모든 안전 상황을 제어하는 고급 자율주행 단계입니다. 한국은 이제 레벨3을 시작하는 단계라고 합니다. 현대차가 올 4분기 레벨3 수준의 제네시스 G90 자율주행차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바이두, 4800만원짜리 운전대 없는 자율주행차 출시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전국적으로 시범구를 조성해 자동차 산업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레벨3 차량의 대량생산 실현과 레벨4 차량의 선택적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정부 지원책에 힘입어 현지 빅테크 기업들은 앞다퉈 자율주행미래 핵심사업으로 삼고 뛰어들고 있습니다.

선봉에 선 바이두는 지난달 레벨4 자율주행기술이 탑재된 자율주행 자동차 '아폴로 RT6'를 공개했습니다. 가격은 25만위안(약 4800만원)으로 핸들을 붙였다 뗄 수 있으며, 차량 천장이 유리로 돼 있어 개방감을 줍니다. 이밖에 샤오미도 향후 10년간 10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입해 자율주행 사업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현재 자체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중국 전역에서 140대의 자율주행자동차를 운행 중입니다. 

뼈아픈 것은 아직 국내에서 자율주행 레벨4 이상의 서비스를 내놓은 기업이 없다는 것입니다. 안전성 문제를 비롯한 제반 규제들이 중국과는 다른 상황이지만, 자율주행 데이터 및 기술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기 전에 움직여야 할 때 아닐까요.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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