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년에 병원 2000번 넘게 간 40대..건강보험 재정 압박하는 '과다 의료'

허남설 기자 2022. 8. 1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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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료사진

지난해 병·의원 외래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그 횟수가 2000회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0회 이상 외래진료를 받은 사람은 약 19만명이었다. 이 같은 ‘과다 의료이용’ 의심 사례는 매년 전체 건보공단 부담금의 7% 안팎(약 2조 )을 차지한다.

14일 건보공단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제출한 ‘2021년 외래진료 횟수 상위 10명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외래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사례는 24곳 의료기관을 2050번 이용한 40대로 나타났다. 이 사람은 공휴일을 포함해도 하루 5~6번꼴로 외래진료를 받은 셈이다. ‘상위 10명’이 방문한 의료기관 수는 적게는 8곳부터 많게는 101곳까지 있었다. 외래진료 횟수에서 상위 10명에 들지는 않았지만 방문 의료기관수가 가장 많은 사람은 166개 기관을 찾았다.

건보공단은 이들을 실제 필요 이상으로 진료를 받는 과다 의료이용 사례로 의심하고 있다. 병·의원이 건보공단에 허위로 청구했을 가능성도 있다.

건보공단 내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다 의료이용의 기준은 외래진료 연간 150회 이상이다. 이런 사례는 최근 5년 동안 매년 20만명 안팎에 달했다. 2017년 21만149명, 2018년 20만9485명, 2019년 22만1174명이었다.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18만4570명과 18만9224명으로 다소 줄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병·의원 방문이 줄어든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이 이들의 진료비를 부담한 금액은 전체 부담금의 7% 안팎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금액은 2017년 1조5200억원에서 2021년 1조9604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한 해 평균 1조5000억원씩 소요된 셈이다. 외래진료 500회 이상 사례만 보면 532명으로 건보공단 부담금은 62억원이다. 평균 방문일수가 가장 많은 진료과목은 침구과, 한방내과, 내과 순이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과다 의료이용은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과 건보재정 부담을 증가시키는 측면이 있으므로 적정 의료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건보공단이 과다 의료이용 의심 사례자에게 안내문을 보내고 상담을 실시 중이지만 추가로 정확한 실태와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벼운 증상에도 진료를 지나치게 많이 받는 경우엔 진료비·약제비의 환자 부담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의료이용 횟수가 많은 국가에 속한다. 보건복지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 2022’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국민 1명당 외래진료 횟수는 연간 14.7회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았다. OECD 회원국 평균은 5.9회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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