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美테라파워 3천억 투자..소형모듈원자로 사업 박차

빌 게이츠가 세운 원전기업에
SK이노와 지분투자 최종승인

SK그룹이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 기업 테라파워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탄소 감축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진해온 '그린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 전략 조기 달성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와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받아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마쳤다고 15일 밝혔다. 양사는 또 테라파워의 7억5000만달러(약 9795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빌 게이츠와 함께 공동 선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앞으로 우리나라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테라파워의 원자로 상용화 사업에 참여해 무탄소 전력 수급을 통한 탄소중립 실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테라파워는 2008년 빌 게이츠가 설립했으며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기술을 보유한 원전업계의 혁신 기업이다. SFR는 고속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 냉각재로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증기를 발생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핵 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동시에 높은 안전성을 확보해 차세대 SMR 기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에 비해 한 단계 진일보한 4세대 원전 기술로 평가받는다. 미국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테라파워의 이번 투자 유치는 지금까지 차세대 원전업계에서 이뤄진 단일 기업 투자액으로는 최대급이다. 이를 통해 테라파워가 진행 중인 SMR 관련 혁신기술 개발과 사업화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테라파워는 SMR 외에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악티늄-225(Ac-225) 생산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은 치료제 개발·위탁생산 등 바이오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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