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선봉대 만든 민노총, 美軍기지 돌며 '친북반미' 시위 투어

곽래건 기자 2022. 8. 16. 03: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통일선봉대' 조직 만들어 반미투쟁
미군전용 부산항 북항 8부두서
"美 세균전 부대가 여기에 있다"
평택·군산기지 가선 "미군 철수"
활동상 담은 유튜브 영상도 논란
"민중의 적은 미제, 쓸어버리자"
배경음악에 NL계 그룹 노래 써
지난 10일 민주노총 통일선봉대가 미군 전용으로 쓰이는 부산항 북항 8부두를 찾아 "세균전 부대가 있다"며 부대 철거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 유튜브 캡처

지난 13일 서울 도심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한미 동맹 해체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 민주노총이 집회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통일선봉대’라는 소조직을 만들어 전국의 미군 기지를 돌며 ‘친북 반미’ 집회를 연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민노총은 이들의 활동을 담은 동영상을 ‘반미반전가(反美反戰歌)’라는 민중가요 배경음과 함께 유튜브에 올렸다.

통일선봉대는 원래 이적 단체 판결을 받은 범청학련(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이나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등 친북 성향 대학생 단체에서 운영해 온 조직이었는데 지난 2000년부터 민노총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8월 초 주한 미군 철수 등을 위한 각종 투쟁 활동을 집중적으로 벌여왔다. 통일을 위한 활동이라지만 사실상 친북 활동이며, 노조의 원래 목표인 근로자 권익 보호와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노총은 이번 ‘8·13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통일선봉대를 통해 반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23기 중앙통일선봉대’를 220명 규모로 만들어 지난 6일 서울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이들은 이후 전국을 돌며 순회 집회를 했고, 지난 13일 서울 도심 집회에 합류했다.

SPC, 하이트진로 등 민노총의 투쟁 현장도 찾았지만 대부분은 미군 기지를 돌아다녔다. 지난 10일에는 부산 남구 주한 미해군사령부와 부산 동구의 미군 55보급창, 미군 전용으로 쓰이는 부산항 북항 8부두,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연달아 집회를 열었다. 이 중 부산항 북항 8부두에서는 “미군의 세균전 부대가 이곳에 있으니 철거하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후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미 연합 상륙 훈련(쌍용훈련) 지휘소를 기습 점거했고, 평택과 군산의 미군 기지 앞에서 “미군 철수”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미군 기지 철조망에 “이 땅은 우리 땅, 양키 고 홈(Yankee, go home)”이라고 적힌 종이를 끼워넣기도 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가 있는 경북 성주 소성리에도 가 사드 반대를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민노총 통일선봉대 활동에 대해 최근 “전쟁 위기를 몰아오는 남조선 미국 합동 군사 연습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민주노총 통일선봉대가 경북 포항 북구 조사리 봉화산에 있는 한미 연합 상륙훈련장 지휘소에 올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지휘소는 한·미 해병대가 연합 상륙훈련을 하는 조사리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훈련 때는 양군 지휘부가 이곳에서 훈련을 지휘·관람한다. /민주노총 유튜브 캡처

통일선봉대 활동이 담긴 민노총 유튜브 영상도 논란이 되고 있다. 민노총이 공개한 2분 58초 분량 영상에는 ‘우리나라’라는 민중가요 그룹의 ‘반미반전가’라는 노래가 배경 음악으로 삽입돼 있다. ‘우리나라’는 NL(민족해방) 성향으로 알려진 노래패로, “미제(美帝)의 실체는 드러났다. 전 세계 민중의 적은 미제” “진정 미제의 종말은 멀지 않았다. 보라 저 미친 최후의 발악” “보라 불붙는 반미의 물결. 전 세계 도처에서 미제를 쓸어버리자” “이 시대 민중의 도덕은 오직 반미반전뿐” 등이 가사다.

이 영상에는 비판적인 댓글이 여럿 달리고 있다. 자신을 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이라고 밝힌 한 사용자는 “한미 군사훈련이 노동자랑 무슨 연관이 있다고 민주노총이 저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민노총의 이런 친북 성향 통일 활동은 민노총 내 통일위원회가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위원회에는 민노총 내 주사파 NL 세력이 집결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해체, 한미 연합 훈련 중단 외에 국가보안법 철폐도 통일위원회의 핵심 주장 중 하나다. 통일위원회가 이전에 작성했던 내부 문서에는 “북한이 주장하는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겠다’는 말은 한반도에서 평화체제를 수립하겠다는 강도 높은 선언”이라고 적혀 있다.

통일위원회는 ‘통일학교’라는 캠프를 열어 ‘미국의 세계침략사’와 ‘조미(조선과 미국) 대결사’를 강의하기도 했다. 민노총이 13일 집회에서 북한 노동당의 통제를 받는 북한 노동자 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조선직맹)이 보내온 연대사를 읽은 것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현행 국가보안법 8조는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나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통신 등으로 연락한 자는 10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