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 정당 이합집산, 내각 평균수명 1.12년… 일관된 정책추진 어려워
이탈리아 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은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이 이탈리아의 정치다. 정당들이 난립하고, 이합집산이 극심하다. 총 630석인 하원의 경우 21개 정당이 난립해 있다. 이 중 최대 정당인 동맹(Lega)의 의석도 131석(21%)에 불과하다. 의석 수가 한 자릿수인 정당도 9개나 된다. 구조가 이렇다 보니 나라의 미래가 아닌, 정파의 이익과 표를 얻기 위한 정책이 난무한다.
이탈리아 정치는 1990년까지만 해도 중도 우파 성향 기독교민주당과 좌파인 이탈리아 공산당이라는 좌·우 축을 중심으로, 지역 기반 소수 정당들이 합종연횡하는 형태를 띠어왔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이런 구조가 깨졌다. 공산당은 1991년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와 함께 몰락, 10여 개의 좌파 정당으로 쪼개졌다. 기독교민주당은 1992년부터 시작된 이탈리아 정치권의 부정부패·정경유착 척결 운동 ‘마니 풀리테(Mani Pulite·깨끗한 손)’로 와해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이탈리아(FI) 등 여러 신당으로 흡수되거나 쪼개졌다.
이후 여러 정당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하며 정부를 구성하는 연정(聯政)이 계속 이어져왔다. 지난해 2월 마리오 드라기 총리 내각 출범과 함께 결성된 연정의 경우, 극우 동맹부터 좌파 포퓰리즘 오성운동(M5S), 중도우파 FI, 좌파 민주당(PD) 등 서로 색깔이 다른 8개 정당이 연합해 ‘무지개 연정’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이념이나 지지 기반이 다른 정당들이 모이다 보니 내분과 갈등으로 오래가지 못했다. 1946년 이탈리아 공화국 수립 이후 76년간 무려 68개의 정부가 들어섰고, 총리는 30번이나 교체됐다. 연정 내에서 손발이 맞지 않거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바뀌면 연정을 깨버리는 상황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드라기 총리의 연정은 M5S의 당내 내분으로 촉발된 갈등으로 1년 5개월 만에 무너졌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일관된 경제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정반대로 갔다. 독일 주간 벨트암존탁은 “1~2년에 한 번씩 정권이 갈리고 그때마다 정부 입장이 바뀌다 보니 일관성 있는 경제 정책이 나오기 힘들다”며 “정당들이 (노조와 마피아, 재벌 등) 기득권 세력과 (잘사는 북부와 가난한 남부의) 뿌리 깊은 남북 갈등 구도에 휘둘리는 것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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