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이 수소와 반응해 비료 원료 만드는 박테리아 분리 성공..온실가스 절감에도 기여

중국으로부터 요소 수입이 중단됐던 지난해 11월, 전남 나주의 한 농협 비료창고가 텅 비어 있다. 김기남 기자

국내 연구진이 질산염을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박테리아를 분리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질소 비료를 만드는 데 이 박테리아를 이용하면 비료 생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감하고, 또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립생물자원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윤석환 교수 연구팀은 대전 하수처리장에서 질산염을 암모니아로 바꾸는 박테리아 2종을 확보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진은 올해 초부터 물속의 질산염을 제거할 수 있는 생물자원을 찾던 도중, 대전광역시의 하수처리장에서 질산염을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박테리아인 아크로박터속, 설푸로스피릴룸속 박테리아 2종을 찾았다.

강물 속에는 질산염(NO3-), 아질산염(NO2-), 암모늄이온(NH4+)이 일정 농도로 녹아있는데, 수소를 공급하지 않으면 박테리아가 있더라도 농도는 유지된다. 이 상태에서 별도의 유기물을 공급하지 않고, 미량의 수소를 넣으면 박테리아가 수소 기체로 호흡하며 질산염을 암모늄이온(NH4+)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박테리아 2종이 분리 배양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기존의 질소 비료를 만드는 화학 공정에서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했다. 또 식물이 흡수하고 남은 질소비료가 산소와 결합해 질산염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3대 온실가스 중 하나인 아산화질소(N2O)가 발생했다.

연구진은 박테리아가 두 가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선 초 소량의 수소로 물속에서 질산염을 제거하며 암모니아를 만들어내 질소 비료를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강에 있는 질산염(NO3-)을 사용해 하천 등에서 녹조 현상을 줄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질산염은 녹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수소와 박테리아를 이용해 물속의 질산염을 제거하면서 질소비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탄소배출 저감 및 수계 부영양화 방지에 도움을 주며 자연계에서 활용성이 높은 기술을 찾았다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