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전셋값 안정시켰다"..윤 대통령 자화자찬에 "황당하다"

박종오 2022. 8. 17. 15: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의 경제 분야 발언은 정책 의제, 비전 제시보다 그간의 성과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윤 대통령은 17일 회견에서 "(그동안 정부는) 폭등한 집값과 전셋값을 안정시켰다"며 "국민들의 주거 불안이 없도록 수요 공급을 왜곡시키는 각종 규제를 합리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 복지 강화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취임 100일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의 경제 분야 발언은 정책 의제, 비전 제시보다 그간의 성과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이전 정부에서) 폭등한 집값과 전셋값을 안정시켰다”는 자체 평가에 여론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현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쏟아낸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금 부담 완화 정책은 집값 안정과 거리가 있는 까닭이다.

윤 대통령은 17일 회견에서 “(그동안 정부는) 폭등한 집값과 전셋값을 안정시켰다”며 “국민들의 주거 불안이 없도록 수요 공급을 왜곡시키는 각종 규제를 합리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거 복지 강화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의 집값 약세 현상을 미국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린 긴축 정책 영향으로 보는 일반적인 생각과 괴리가 크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수도권 주택 매매가격 누적 하락률도 0.2%로 안정세를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74%가 주택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소득 대비 높은 집값’을 꼽았다. 반면 현 정부의 6·21 부동산 대책(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 8·16 대책(주택 270만호 공급 계획) 등은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등을 제외하면 임대·자가주택 공급 확대 방안의 구체성도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또 윤 대통령은 이전 정부를 비판하며 기존 정책 방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소주성(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정책을 폐기하고 경제 기조를 철저하게 민간 중심, 시장 중심, 서민 중심으로 정상화했다”며 작은 정부와 재정 긴축, 감세, 규제 완화 등 현 정부 경제 정책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정부의 중요한 역할은 민간이 더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민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세제를 정상화했고, 제가 직접 규제 혁신 전략 회의를 주재하면서 도약과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혁신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공적 부문의 긴축과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을 최대한 건전하게 운용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정 여력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데 쓰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라고 덧붙였다.

이에 발맞춰 기획재정부는 재무 건전성 중심의 공공기관 경영 평가 개편 방안을 18일 발표하고, 이날 국책 연구기관이 여는 재정 준칙 컨퍼런스에서 긴축 재정 운용 방침을 재확인할 계획이다.

한 경제 부처 전직 관료는 “1980년대 영국 등에선 비대한 공공 부문 등으로 복지 축소, 규제 완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이 힘을 받았으나 이를 현시점에서 무비판적으로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진보 정부가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게 문제라면, 보수 정부는 과거에 했던 정책이 지금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