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승려 집단폭행' 거세지는 비판.."승가 탐욕 때문, 배후 밝혀야"

박상길 2022. 8. 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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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가 최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조계종 승려들의 노조원 집단 폭행 사건을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많은 승려와 재가불자들의 모교인 동국대 민주동문회도 성명을 내고서 "자비와 포용이 모토가 돼야 할 사찰에서 일반인도 하기 어려운 쌍욕을 구사하며 해고노동자에게 마구 날뛰며 폭력을 행사한 자들이 조계종 소속인지 조직폭력배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승려 집단폭행을 실명으로 비판하는 조계종 종무원의 글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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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준비하던 조계종 노조원에게 한 승려(왼쪽 두번째)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조계종 노조 제공 영상 캡처>

불교계가 최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조계종 승려들의 노조원 집단 폭행 사건을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집단폭력을 행사한 주체를 '반불교 세력'으로 규정하고 축출하라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 동문행동은 17일 입장문을 내고서 "폭력사태가 삭발염의와 용맹정진의 수행을 통해 중생구제를 해야 할 승려들에 의해 자행되었다는 사실에 불자들은 창피하고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인) 박정규 불자에게 야만적인 폭력을 자행한 것은 자승 전 총무원장이 9월 1일 치러지는 총무원장 선거에 개입한 것을 비판했다는 이유다. 박정규 불자가 이런 현실을 비판하며 자승 전 원장이 봉은사 회주 등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자 폭력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비불교적이고 비인간적이며 야만적인 폭력을 자행한 반불교 세력을 축출해야 한다. 스스로 참회와 퇴진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 가르침대로 망상의 근원을 알게 하는 경책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승 전 원장의 봉은사 회주직 사퇴, 폭력사태 현장에 자승 전 원장의 상좌(제자)들이 왜 있었는지에 대한 해명도 요구했다.

많은 승려와 재가불자들의 모교인 동국대 민주동문회도 성명을 내고서 "자비와 포용이 모토가 돼야 할 사찰에서 일반인도 하기 어려운 쌍욕을 구사하며 해고노동자에게 마구 날뛰며 폭력을 행사한 자들이 조계종 소속인지 조직폭력배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은 마스크를 쓰고 박정규 동문을 쫓아와 발로 걷어찬 이가 조계종 승려인지 밝히고 승적을 박탈하라. 오늘의 폭력을 직간접으로 배후 조종한 이를 밝혀 종단에서 퇴출하라"고 비판했다.

승려 집단폭행을 실명으로 비판하는 조계종 종무원의 글도 올라왔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양한웅 집행위원장은 전날 총무원 사내게시판인 지대방에 '부처님 너무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서 "한국 불교는 부처님의 계율 수행이 무너져가도 막을 수 없는 지경인 것 같다"고 썼다.

그러면서 "호랑이 같은 사자후를 토하며 후학들을, 사부대중을 가르치고 경책하는 그런 큰어른을 기다리는 것이 꿈같은 과거의 추억이 돼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봉은사 사태는 한국불교의 위상을 심각하게 추락시키는 일이다. 이날 일어난 일들(집단폭행)에 이런저런 이유도 있겠지만 그런 이유는 계율 앞에 핑계가 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 불교의 미래'를 주제로 교계 단체들이 여는 토론회에서는 이번 폭력사태의 배경이 '구조화된 탐욕'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이 토론회에서 "탐욕의 불길에 사로잡혀 자신들의 이권을 조금이라도 건드린다고 느끼게 하는 대상이라면 재가와 출가, 일반인을 가리지 않고 폭행하는 사건이 지속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핵심 권승(權僧)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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