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 악화에도 '시비어천가'..유치원생에까지 '우상화' 주입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입력 2022. 8. 1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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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결정짓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사회·문화 전반에 '시진핑 사상'을 심는 작업에 착수한다.

최악의 국내 경제 상황과 서방의 외교적 압박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3연임을 추진하는 시 주석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가뜩이나 심한 여론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사회 전반에 '시진핑 통치 이념'을 주입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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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전반 '시진핑 심기'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개편
'마오주의' 이을 통치 이념 계획
학술적 뒷받침할 싱크탱크 마련
포털·SNS 노출 알고리즘 파악
'온라인 여론 통제' 환경도 구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중국 랴오닝성 진저우시에 있는 랴오셴 유세 기념관을 방문하고 있다. 신화연합
[서울경제]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을 결정짓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사회·문화 전반에 ‘시진핑 사상’을 심는 작업에 착수한다. 최악의 국내 경제 상황과 서방의 외교적 압박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3연임을 추진하는 시 주석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가뜩이나 심한 여론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사회 전반에 ‘시진핑 통치 이념’을 주입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최근 발표한 ‘14차 문화발전 5개년 계획(문화발전 계획)’을 소개하며 “문화는 국가와 민족의 혼이며 국가 통치의 혼이다. 사회주의 문화의 번영과 발전 없이는 사회주의 현대화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이어 “새로운 역사적 기점에서 사회주의 문화의 번영을 더욱 촉진하고 사회주의 문화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14차 5개년 경제계획’과 ‘2035년 장기 목표’에 근거한 계획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여기서 ‘새로운 역사적 기점’은 10월께 열리는 제20차 당대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이번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고 장기 집권 체제에 돌입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이에 맞춰 당과 중앙정부가 사회문화 전반에 시진핑 사상을 심고 전파하는 절차에 돌입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지금껏 통치 철학으로 삼았던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개편한 ‘시진핑 사상’을 천명할 예정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시작으로 마오쩌둥 사상(마오주의), 덩샤오핑 사상 등을 대표적인 국가 통치 이념으로 받들어왔다. 시 주석은 2017년 제19차 당대회에서 모든 국민이 풍족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 사회’ 건설과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강조한 ‘중국몽’ 등을 담은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라는 통치 철학을 내세워왔지만 이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20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자신을 마오에 버금가는 지도자로 만드는 사상을 전파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이 ‘문화발전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과 중앙정부는 문화발전 계획을 발표하며 “각 지역과 부처가 실태에 비춰 성실히 실행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이를 연구·해석·홍보하려는 의도와 일맥상통한다. 교과 과정에도 이를 적극 반영하고 저명한 정치가들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파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최근 홍콩에서는 유치원생부터 시진핑 사상을 학습하라는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는데 당국은 시진핑 사상을 학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별도 플랫폼을 운영하고 이를 발전시킬 싱크탱크까지 만들 계획이다.

관영 언론 중심의 통제된 여론도 시 주석의 통치 이념을 전달하는 데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주요 매체의 상단에 시 주석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기사가 별도 배치되고 있지만 이번에 발표된 문화발전 계획에는 ‘디자인을 강화하고 레이아웃을 조정해 주류 여론의 새로운 패턴을 구축한다’는 내용까지 명시됐다. 아울러 다양한 미디어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온라인 여론을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이미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포털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노출되는 알고리즘을 파악해 여론을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한 소식통은 “절대군주를 넘어 본인을 신격화하려는 작업이 사회·문화 전반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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