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건 너"..이준석 두고 갈라진 '국민의힘 청년들'

박성의 기자 2022. 8. 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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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찬 "언론 관심 즐기며 비난 몰두하는 것은 영원히 죽는 길"
김용태 "'윤핵관'에 비겁하게 침묵..구태적 모습이 영원히 죽는 길"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사진 왼쪽부터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연합뉴스

"팬덤을 무기 삼아 정부를 위협하고 있다."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왜 윤핵관 앞에서는 비겁하게 침묵하나."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대통령께 말 한마디 못하는 게 청년정치 앞길 막는 것." (이유동 국민의힘 대변인)

윤석열 정부를 응원하던 국민의힘 '청년들'이 내분에 휩싸였다. 이준석 전 대표가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다. 이 전 대표와 비대위 체제를 두고 2030세대 당원 및 의원 간 비방전이 전개되면서, 여권 지도부 내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를 향해 "윤리위 징계 전후 대처, 당과 정부에 대한 일방적 비난은 국정 동력 상실의 주요 원인이 됐다"며 "집권여당 당 대표라는 막중한 자리는 누군가의 자기 정치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장 이사장은 국민의힘 선대본부 청년본부장, 윤 대통령 당선인 청년보좌역, 인수위 청년소통 태스크포스(TF) 단장 등을 지냈다. 지난 대선 당시 이 전 대표와 함께 윤 대통령의 청년 정책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저격'을 통해 이 전 대표와 '헤어질 결심'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장 이사장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선택한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해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절치부심 노력해야 한다"며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실패하길 바라는 마음이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을 위해서는 자기 정치 대신 포용과 통합이 필요하다"며 "언론의 관심을 즐기며 무책임한 비난에 몰두하는 것은 잠시 살지만 영원히 죽는 길이다. 누구나 말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선당후사를 선택하는 것은 잠시 죽어도 영원히 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장 이사장은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에 대한 팬덤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 팬덤을 무기 삼아 '내가 이 정부를 실패하게 할거야', '그러니 내 말을 들어야 해'라는 쪽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최근 이 전 대표가 했던 기자회견이나 어제 오늘의 방송 발언들은 수위를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이사장의 기자회견 이후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청년 의원과 당원들의 반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대통령 지지율 침체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데, 장 이사장이 이를 외면하는 것은 비겁한 행태라는 지적이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당시 장 이사장에게 청년본부장 직책을 양보한 바 있다"며 "그런 선택을 내린 것은 눈앞에 불의를 뻔히 보면서도 권력에 아무말 하지 못하고 조아리라는 뜻이 아니었음을 명심하라"고 비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윤핵관이라는 분들이 권력에 눈이 멀어 절차적 정당성도 없이 당의 민주주의를 훼손할 때 장 이사장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며 "당 혼란의 책임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 세련되지 못하고 무식한 방법으로 절차적 정당성을 뒤흔든 윤핵관에 있다는 사실을 만천하가 다 아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비겁하게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의원을 지키기 위해 당헌을 바꾸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친명 사수대 주장에 아무말도 못하는 다수의 민주당 청년 정치인이나 장 이사장이나 거기서거기"라며 "달콤한 말로 포장하기 바쁜 구태적 모습이야말로 영원히 죽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가 도입한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 출신 이유동 국민의힘 대변인도 장 이사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대변인은 1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는 청년, 그를 따르는 청년 스피커, 강성 팬덤을 언급하며 청년들을 편 가르기 하기 이전에 왜 지지율이 100일 만에 저만큼 빠졌는지 분석하는 게 우선"이라며 "장예찬 이사장이 말하는 선당후사를 이준석 대표가 한다면 국정 지지율이 다시 60%대로 올라갈 수 있을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장 이사장의 기자회견을 듣다 보면 결국 이준석 대표의 두 번의 가출 사건으로 대선에 악영향을 주었고 이때 장 이사장과 이름 없는 내부 청년 실무진들이 해결했다는 식으로 말한다"면서 "참으로 오만한 생각"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의 가장 큰 공은 이준석 대표에게 오롯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장예찬 이사장에게 오롯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모두가 힘을 합쳐 국민들을 설득했고 그렇게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해 준 국민들의 공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장예찬 이사장이야말로 청년을 대표해서 기자회견 한다고 하기 이전에 윤석열 정부를 지지했다가 현재 지지하지 않는 무수한 청년층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한 적이 있나"라고 반문한 뒤 "장 이사장이 말하는 '일군의 스피커'가 애정 없이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단정하는 이유는 뭔가. 장 이사장이 말하는 것은 대통령을 위한 것이고 '일군의 스피커'가 말하는 것은 내부총질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잘못된 길을 대통령께서 가고 있을 때 자신의 정치 앞날이 무서워 말 한마디 못하는 것이야말로 청년정치의 앞길을 막게 되는 셈"이라며 장 이사장을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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