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해야죠"..송가인, 국악 교육 힘겨루기에 '재등판'

김태훈 기자 2022. 8.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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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연구진 "국악계가 왜곡 주장"
앞서 송가인 등 국악계 회견 겨냥 '반박'
교육부 "양쪽 의견 반영 합의안 노력"
지난 15일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가수 송가인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국악이 홀대를 받고 있다는 국악계의 호소에 인기가수 송가인이 또 한 번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음악교육계 또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논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연구진은 19일 “국악계가 왜곡된 주장을 펼쳐선 안 된다”며 교육부에 연구 독립성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15일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가 국악인 출신 트로트 가수 송가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서 국악 관련 내용이 축소·삭제될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한 데 따른 대응이다.

국악계와 음악교육계는 음악과 교육과정을 두고 지난 4월부터 날을 세우고 있다. 교육과정 시안 중 성취기준과 개념체계표에서 국악과 관련된 표현이 모두 빠졌다며 국악계가 교육부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 시작이다. 교육부는 문서상 표현이 바뀐 것일 뿐이라며 실제 학생들의 국악 교육 비중은 줄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악계 반발이 계속된 데다 송가인이 국악계의 주장을 지지하면서 팬들까지 비판 여론에 가세하자 교육부는 지난 5월 성취기준에 국악 표현을 되살리기로 했다.

국악교육자협의회는 2차 연구가 진행되면서 다시 교육과정 중 성취기준과 개념체계표에서 국악 관련 내용이 축소·삭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가인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국악인들은 국악만 가르치자고 말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유지된 국악 내용이 갑자기 축소되거나 삭제될 위기에 놓여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연구에 참여해온 국악계 연구진 5명도 이날 사퇴했다.

2차 연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사퇴하지 않은 연구진 8명은 교육부에 항의하고 나섰다. 이들은 교육부가 중립적 태도를 지키지 않고 국악계와 불합리한 협상에 나서 현 사태의 빌미를 줬다고 주장한다. 국악계를 향해서도 교육부가 제시한 교육과정 구조가 교과별 세부내용을 제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국악 관련 세부요소를 나열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국음악교육자협의회는 송가인에 맞불을 놓는 모양새로 이날치와 BTS를 거론하며 오는 22일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교육과정의 개정에 대한 집단이기적 외압의 개입을 반대한다”며 “음악교육은 다양성과 다문화주의를 핵심 가치로 해야 하며, 실용음악과 인공지능, 디지털매체 등 새로운 음악 환경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2차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므로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한다. 성취기준에 국악을 넣어야 한다는 견해와, 보편적인 성취기준 아래 국악을 하위범주로 다루면 된다는 입장 사이에 틈이 가장 크므로 이를 중심으로 합의점을 찾을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양쪽 의견을 중립적으로 듣고 이른 시일 내에 합의안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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