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디지털 전환은 필수적인가[145]

류성 2022. 8. 20. 09: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정수 성균관대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제조업 부흥의 선봉장,'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스마트 자동차, 심지어 스마트 시티(smart city) 속에서 새로운 생활을 경험하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똑똑해(smart) 지지 않는 것은 사라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대부분의 선도기업들은 새로운 기술, 즉 인공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혹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미래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해당 기업이 표준 산업 분류상 제조업인지, 서비스업인지와 무관하다. 이는 산업분류마저도 흐릿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어떤 산업에 속한 기업이더라도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관리에 대한 경쟁력 없이는 본연의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소프트웨어나 빅데이터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경쟁 속에 있는 산업 분야에서 잘 적용 및 적응하는 기업만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승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엄연한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날 기업의 양극화는 대기업인지 중소기업인지 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소프트웨어 활용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 ’스마트(smart)‘라는 단어는 가장 빈번히 사용하는 주요 명사 혹은 비용과 효율을 따지는 개념 앞에 붙여지는 수식어가 됐다. 하지만 스마트의 개념은 문맥에 의해 이해될 뿐 정확히 정의 내리기가 어렵다. 이는 개념 활용의 범위가 광범위한 탓에 생겨나는 현시대의 언어가 되고 있다. 피터 드러커의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주장처럼 문제를 파악해야 해결할 수 있고, 파악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관찰이 필수다. 과거에는 그냥 지나쳤던 사물과 행동의 속을 섬세하게 파고들어 면밀하게 감지하고 수집하는 첨단 기술 덕분에 관찰(insight)의 범위와 개념도 변환되어 과거와 다른 뉴 노멀(new normal) 관찰력을 제시하는 산업혁명 시대다.

’스마트‘라는 개념은 이런 경영의 본질을 설명하는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즉, 정보통신기술(ICT) 지식이 바탕이 된 관찰과 분석을 통해 개선하는 과정이 ’스마트‘라는 표현에 내재된 의미다. 더 구체적으로 ’스마트한 관찰‘이란 문제나 상황을 관찰해 정량적인 데이터와 이미지나 동작처럼 비구조화(unstructured)된 데이터, 즉 정성적인 데이터까지 포함하여 실시간으로 활용 가능한 빅데이터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디지털 전환의 첫 발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했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그것을 사용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구축하지 말고 빨리빨리 갖다 사용하는 구독 경제를 생각해보자. 그 까닭은 구축하기에는 기술의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이를 정보통신기술(ICT) 측면에서는 첨단 기술에 의한 초연결을 실현하는 ’사물인터넷(IoT)‘과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정보통신기술(ICT)의 도움으로 기존에 없던 범위와 깊이의 통찰력을 얻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스마트한 분석‘이라고 한다. 이는 ’빅데이터‘와 연관된다. 한편, ’스마트한 개선‘이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은 통찰을 어떻게 적용하고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를 구현하는 현존하는 정보통신기술(ICT)은 ’인공지능(AI)‘이다. 그리고 이 모든 스마트한 관찰과 분석, 제어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가치를 제안하는 행동 인터넷(IoB, Internet of Behaviors)의 구심점을 ’플랫폼(platform)‘이라고 정의해 보자. 글로벌 선도 기업은 이런 과정을 거쳐 기업의 지능화를 실현하였고, 결국 스마트 기업(smart enterprise)이 되었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해하기 위해서 디지털 전환을 전산화(digitiz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3단계로 구분해 보자. 전산화 단계에서는 아날로그 정보를 컴퓨터가 저장, 처리, 전송할 수 있는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여 중복 업무를 제거한 통합 활동이 중심이며, 디지털화 단계에서는 고객 소통이나 유통 그리고 생산활동 등 기존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변화시킨 업무 활동을 중심으로 비용 절감뿐 아니라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세스 개선(PI)이 핵심이었다. 또한 디지털화 단계에서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디지털화가 진행되어 온라인 공간을 통한 거래와 유통이 가능해졌다.

이에 반해 디지털 전환 단계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생산과 마케팅 등 전사적 변화를 불러오는 가장 변혁적 단계이다. 이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나 제품, 서비스의 디지털화에서 나아가 기업전략, 비즈니스 모델 전환, 조직문화, 리더십 등 기업의 전 영역을 대상으로 한 전략적 접근이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경영진의 강력한 탑다운 리더십과 디지털 기술 지식과 역량이 필수다. 디지털 역량은 아날로그 기술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과 이의 활용을 통한 산업 및 경제 사회 등 환경의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디지털 관련 비즈니스 기회 포착과 어떤 부분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정량적인 숫자 관리에만 한정시켜 사용하면 시스템적인 고립 현상이 지금 당장 사용해야 하는 데 구축하자고 하는 때늦은 판단에 의해서 스마트 폰 따로 기업 시스템 따로 존립(存立)되어 새로운 사일로(silo)가 형성되기 때문에 업무 및 운용 우월성(operational excellence)이 저해될 수 있다. 업무 활동에 있어 공사(公私) 구분이 흐릿해지기 때문에 기업의 스마트화는 멀어질 것이다. 스마트가 다양한 기업 활동에 활용되는 이유는 정보통신기술(ICT)과 비즈니스 지식의 영향력이 그만큼 전방위적(全方位的) 임을 의미한다. 스마트한 경영활동을 현대인의 도시 생활에 적용하면 ’스마트 시티‘가 되고, 공장에 적용하면 ’스마트 팩토리‘가 되며, 기업 운영에 적용하면 “스마트 기업”이 된다. 즉, 정보통신기술(ICT)과 비즈니스 지식을 활용한 스마트한 관찰과 분석 그리고 개선이 적용돼 가치를 창출하는 분야가 곧 스마트 분야가 되는 것이다. 한편, 이처럼 기존 가치가 스마트화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현상을 ’디지털 전환‘이라고 한다. 아래 그림은 디지털 전환의 목적에 대한 것이다. 이는 행동 인터넷(IoB)을 활용하여 기존의 경영활동을 지속 가능한 새로운 가치 창출 활동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중요한 이유는 기업이 속한 산업과 주요 서비스 및 상품에 대한 비즈니스 지식(Business Knowledge), 즉 도메인 지식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제약 업계는 제약 지식이, 철강 업계는 철강 지식이, 건설 업계는 건설 지식이 도메인 지식이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술 수출액이 3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수출액(6조 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지만, 2년 연속 기술 수출 성공 기업이 나온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8월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제약·바이오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가 해외로 기술을 수출한 건수는 9건, 규모는 총 3조 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 수출(14건)과 규모(약 6조 원)를 비교하면 모두 감소했다. 이는 바이오 분야의 기술 수출 정책에 대해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처럼 각 분야에서의 도메인 지식은 IoT, IoB, 빅데이터, AI 등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비즈니스 지식을 결합 및 융합시킬 때 그 가치가 극대화된다. 그것은 더 넓고 깊은 범위의 관찰이 가능해지고, 이전에 모르던 통찰력을 얻을 수 있으며, 적시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과거 변화관리와 다르게 점진적이고 지속적이야 한다. 그래서 구축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 당장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실질적인 업무수행 현장에서의 디지털 전환 과정이 정보통신기술(ICT)의 화려함 탓에 기술이 메인이고, 가치를 제공하는 기능 기반의 도메인 지식이 조연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수단이 목적을 부조화시키는 현상이다. 많은 기업이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엔터프라이즈(smart enterprise) 등 디지털 전환을 위해 투입한 비용 대비 효과가 작은 이유다. 공장이 있어야만 스마트 팩토리가 가능한가? 공장이 없어도 스마트 팩토리는 공급망 관점에서 필요하고, 도시가 있어야 스마트 시티가 가능한가? 농촌이나 어촌이나 현대인의 생활 속에는 “스마트 시티”가 필요하다. 한 분야에 사용된 정보통신기술(ICT)과 비즈니스 지식은 약간의 수정을 거쳐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도메인 지식은 그렇지 않다.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ICT)에만 집중하기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비즈니스에 대한 도메인 지식의 결합이 만들어낼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디지털 전환의 특성이자 속성이다.

더 나아가 디지털 전환을 하는 이유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치‘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개념이 아니다. 매우 현실적인 개념이다. 비용이 얼마 절약되고,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지는지, 재무적으로 표현 가능한 의미, 즉 기꺼이 고객의 지갑을 열개하는 제안(proposition)의 집합이다. 디지털 전환 활동이 조직 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영역일지라도 구체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서부터 점진적인 개선을 통해 시도돼야 한다.

스마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 전환의 성공 여부에 따라 기업과 국가의 디지털 격차는 더욱 극명해질 것이다. 앞으로의 세상은 무엇을 만드느냐보다 무엇을 알고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제약 제품의 경우, 경험을 바탕으로 약리 작용과 효능 효과를 알려줘야 고객이 구매를 하듯이 자동차, 스마트폰 등 제품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사용 경험을 디자인하여 알려줘야 구매(購買)하거나 구독(購讀)하는 시대가 디지털 시대다.

스마트 기업(smart enterprise)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다른 기업이 현재 보유하고 있지 않는 차별점과 비즈니스 모델에 상당한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칠 있는 기술 영역을 고객이 원하는 기능으로 전환하는 역량을 비즈니스 전환 모델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하고, 다른 기업은 활용하기 힘든 다양한 기능을 차별화 전략으로 전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와 다른 관점을 통해 인적 자원과 기술 분야의 지속적인 가용성과 수준별로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조직 운영 관점에서 조직 내외부의 협업을 기반으로 탈중앙화의 조직 체계를 갖추는 것은 필수다.

끝으로 프로세스 관점에서 기존 업무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디지털 혁신과 변화 관리의 속성은 스피드 경영이다. 이를 위해 전사적으로 지원해야 새로운 차원의 전체 최적화를 기반으로 생산성과 창의성이 나타날 것이다. 특히 고객과 사용자 경험 디자인(CX, UX-Design) 관점에서 차세대 네트워크, 운영 및 프로세스를 통한 혁신 및 개선 활동을 통해 사용자 중심 기술과 기능을 지속적으로 배포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경험을 공유하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로의 변화가 인공지능(AI)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지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수단으로 전개되는 디지털 전환의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더 많은 작업이 자동화됨에 따라 기업은 부분적으로 쉽게 자동화할 수 없는 핵심 작업 영역에 인적 자본(human capital)을 집중함으로써 디지털 경제의 요구에 더 잘 대응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전환을 위한 변화 관리의 핵심은 사람, 즉 인적자본(人的資本)이다.

류성 (star@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