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도 "김건희 여사, 공사업자 취임식 초청 왜?" 비판..대통령실 답변은

조현호 기자 2022. 8. 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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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고위관계자 "취임식 준비위가 명단 보유, 우린 없어…관저 공사 내역 보안"
한겨레 단독보도후 의혹 커졌지만, 모르쇠·공개불가…의문 해소안돼
민주당 "공사참여 권유 누가했나, 김건희 여사가 직접 밝혀야…국정조사"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관저 공사 수주 업체 대표를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했다는 보도의 논란이 커졌다. 민주당은 해당 업체의 공사 참여를 누가 권유했는지 김 여사가 밝히라며 국정조사 의지를 밝혔고, 동아일보도 취임식에 초청된 명단과 그 경위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첫 보도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대통령실은 21일 미디어오늘 “취임식 준비위가 명단을 보유하고 있어 대통령실은 명단을 갖고 있지 않고, 관저 공사 내역은 보안시설이라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문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

한겨레가 지난 19일자 1면 기사에서 “서울 한남동 대통령 공관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낸 업체 대표를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취임식(5월10일)에 초청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하자 이튿날엔 동아일보가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20일자 사설 '관저 공사업자 등 참석 논란… 취임식 초청 명단·경위 밝혀야'에서 “5월 10일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된 인물들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관저 수주를 한 해당 업체 A사를 두고 “2016년과 2018년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전시회의 인테리어를 맡은 적이 있다”며 “이 업체는 5월 25일 조달청이 12억여 원 규모의 대통령 관저 인테리어 공사 입찰 공고를 올린 지 2시간 49분 만에 수의계약으로 낙찰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 대표가 '초청받지 않고 취임식에 갔다가 안 들어가고 돌아왔다'는 취지로 한겨레에 해명한 것을 두고 동아일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통령 취임식이 엄숙한 자리인데도) 김 여사와 사적 인연이 있다는 이유로 김 여사 본인 또는 모친이 연루된 형사 사건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까지 불렀다는 것은 여러 가지 궁금증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서 신임 경찰과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동아일보는 “그런데도 정부는 '취임식 초청자 명단은 개인정보로서 취임식 종료 직후 삭제했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여 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누가 취임식에 왔는지 확인할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그대로 믿으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신문은 “정말 자료가 삭제됐다면 복구를 해서라도 조속히 취임식 초청자 전체 명단을 공개하고 초청 경위를 밝혀야 한다”며 “정부가 이 사안을 뭉개려 하면 할수록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겨레도 같은 날짜 사설에서 “이 업체가 김 여사와의 사업적 인연이 있었다는 사실에 이어 취임식에 초청할 만큼의 친분까지 확인된 만큼, 석연찮은 공사 수주 과정을 명백히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대통령실이 “보안 사항”이라고만 뭉갤 것이 아니라 진상 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겨레는 김 여사가 취임식에 보수 유튜버 30여명도 초청했는데, 여기엔 문재인 전 대통령 자택 앞 욕설시위를 주도한 극우 인사 안정권씨와 그 누나도 포함된 점을 들어 “(누나 안씨의 대통령실) 채용 과정에서 당시 주장했던 캠프 이력보다는 '여사 인맥'이 주요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썼다.

또한 김건희 여사가 19일 이례적으로 경찰학교 졸업생과 별도 간담회를 한 점을 들어 한겨레는 “'조용한 내조'를 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은 내팽개친 지 오래”라며 “하지만 대통령실에는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비리를 감찰할 조직 자체가 전무하다”고 밝혀 특별감찰관 도입을 촉구했다.

이 같은 의혹을 놓고 대통령실은 명단은 갖고 있지 않으며, 공사 내역은 보안시설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 사실관계 확인 자체를 해주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 및 문자메시지를 통해 “취임식은 취임 준비위원회가 주관했으며 대통령실은 초청 명단 등을 갖고 있지 않아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관저 공사는 관련 법과 절차를 준수해 진행하고 있으며 고도의 보안이 필수적인 시설인 만큼 세부 내역 공개가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답했다.

사실상 '모르쇠' 또는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의문이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동아일보 2022년 8월20일자 사설

한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대통령실에서 입을 다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것이 핵심 문제일 수 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관저 수주 업체 대표의 취임식 초청을 두고 우 위원장은 “보통 관계가 아니고서는 대통령 취임식에 대통령 영부인이 직접 초청할 리가 없지 않겠느냐”며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공고하고 나서 2시간 30분 만에 입찰까지 끝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 공사가 있을 것을 미리 예측해 사전에 입찰에 응하도록 권한 사람이 있을 텐데, 누가 봐도 그 사람은 김건희 여사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우 위원장은 “이 문제를 그냥 가볍게 넘어갈 수 없다”며 “이것은 김건희 여사가 직접 밝혀야 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업체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 공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입찰할 것을 권유했는지, 김건희 여사가 아니면 제 3자 누가 김건희 여사 지시를 받아서 이 업체가 이 공사에 참여하도록 권유했는지 밝히라”며 “이 국정조사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겨레는 19일자 1면 기사 '[단독] 관저 리모델링 대표·안정권씨 '여사 추천' 대통령취임식 초청'에서 “18일 확보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초청자 명단에는 대통령 공관 리모델링 업체인 ㄱ사의 김아무개 대표가 김 여사의 추천으로 이름을 올렸다”며 “ㄱ사는 취임식 보름 뒤인 올해 5월25일, 12억2400만원짜리 서울 한남동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수주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 2022년 8월19일자 1면 머리기사

한겨레는 “나라장터 국가종합전자조달 누리집에 관저 리모델링 공사 공고가 올라온 뒤 ㄱ사가 낙찰받을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시간49분이어서 특혜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최근 제기된 상태”라며 “ㄱ사는 2016년과 2018년,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전시회장의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고, 김 여사가 기획한 '르코르뷔지에'전과 '알베르토 자코메티'전의 후원업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고 적었다.

한겨레는 김 대표가 한겨레와 통화에서 “그냥 궁금해서 (취임식에) 참석했다. 초청 받지 않았다”, “그냥 갔다가 줄이 길어서 (돌아)왔다”고 말했다고 썼고, 김 여사가 김 대표를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한 경위 등을 대통령실에 문의했지만 대통령실은 답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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