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교수 69명 "김건희 논문 검증 불발..학생·동문에 부끄러워"

박지영 2022. 8. 2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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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교수회가 투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 검증 등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것을 두고 국민대 일부 교수들이 "학생과 동문에게 한없이 죄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이 공개한 설문 내용을 보면 교수들은 김 여사의 논문이 '문제없다'고 학교가 결론 내린 것을 두고 "학문의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판단한 대학당국은 국민대학교를 이끌고 갈 자격이 없다", "작년 이 문제가 처음 이슈가 되었을 때 정치적 고려 없이 원칙에 따라 처리했어야 한다", "이번 조사결과는 국민대 구성원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앞으로 더 큰 불명예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재조사해야 한다" 등 비판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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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 성명
"소모적인 논쟁..학교 발전 위해 힘써야" 반론도
김건희 여사가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310기 졸업식에서 신임 경찰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대 교수회가 투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 검증 등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것을 두고 국민대 일부 교수들이 “학생과 동문에게 한없이 죄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김 여사의 논문이 ‘문제없다’고 판단한 학교의 결정 뒤 7~10일 사이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일부 교수들은 학교 당국의 결정에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22일 ‘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은 성명을 내고 “지난 7일 저희는 ‘국민대학교의 김건희 씨 논문 표절 조사 과정과 결과에 대한 입장’을 전하면서 구글 설문으로 교수님들의 의견을 구했다”며 “지난 19일 교수회의 투표 결과가 나와 이제 저희의 구글 설문 결과도 공유하고자 한다. 총 75분의 교수님이 응답해 주셨다”고 밝혔다. 이들은 “설문조사에 응답한 전체 교수의 92%인 69명이 지난 1일 발표된 국민대의 김 여사 논문 조사결과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이 공개한 설문 내용을 보면 교수들은 김 여사의 논문이 ‘문제없다’고 학교가 결론 내린 것을 두고 “학문의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판단한 대학당국은 국민대학교를 이끌고 갈 자격이 없다”, “작년 이 문제가 처음 이슈가 되었을 때 정치적 고려 없이 원칙에 따라 처리했어야 한다”, “이번 조사결과는 국민대 구성원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앞으로 더 큰 불명예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재조사해야 한다” 등 비판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공정한 표절심사가 이뤄졌을 것이라 믿는다”, “김건희씨 논문과 대학본부의 대응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여기지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중립적인 입장이다. 다만, 김건희씨 논문과 관련하여 소모적인 논쟁을 할 시간과 에너지를 학교의 발전방향과 긍정적인 미래를 설계하는데 써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은 “교수회의 투표 결과가 나왔고, 저희는 당연히 그 결과를 존중한다”며 “다만 적지 않은 교수님들의 이러한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대학교를 너무도 사랑하기에 학교의 명예를 조금이라도 지킬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우리 학교를 향한 외부의 시선은 더욱 차가워진 것 같다. 국민대학교의 학생과 동문에게 한없이 죄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9일 국민대 교수회는 교수회 회원 77.3%(406명 중 314명)가 16일부터 나흘간 참여한 온라인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교수회가 자체적으로 박사학위 논문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검증하자’는 의견에 반대가 193명(61.5%)으로 찬성 121명(38.5%)을 크게 앞섰다. ‘학교본부의 박사학위 논문 재조사위원회 판정 결과보고서와 회의록 공개 요청’ 안건에는 반대(162명·51.6%)가 찬성(152·48.4%)을 근소하게 앞섰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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