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돌아온 황제의 심장.. 전투기 호위 등 '최고 예우'

김태훈 2022. 8. 23. 07:1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브라질 독립 200주년을 앞두고 그동안 포르투갈의 한 성당에 안치되었던 브라질 초대 황제의 심장이 대서양을 건너 브라질에 도착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황제의 심장은 브라질에 있는 동안 국가원수와 동등한 예우를 받을 것"이라며 "페드루 1세가 여전히 생존해 있는 것처럼 국가 연주, 군인들의 경례와 예포 발사, 그리고 의장대 사열 등 모든 의식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822년 브라질 독립 선포한 페드루 1세
포르투갈 왕자에서 브라질 초대 황제로
유언대로 심장은 포르투갈 성당에 안치
독립 200주년 맞은 브라질 '뜨거운 환영'

브라질 독립 200주년을 앞두고 그동안 포르투갈의 한 성당에 안치되었던 브라질 초대 황제의 심장이 대서양을 건너 브라질에 도착했다. 방부 처리된 이 심장은 독립기념일(9월7일) 행사가 마무리되면 다시 포르투갈로 돌아갈 예정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브라질 초대 황제 동 페드루 1세(1798∼1834)의 심장을 실은 브라질 공군기가 포르투갈을을 이륙해 이날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 착륙했다. 황제의 심장은 포름알데히드로 채워진 유해함 안에 보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투갈 측으로부터 심장을 넘겨받은 브라질 외교부는 국가원수에게 경의를 표하는 일련의 군사적 의식을 거친 후 이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22일(현지시간) 포르투갈군 관계자가 브라질 초대 황제 페드루 1세의 심장이 담긴 유해함을 조심스럽게 품에 안고 군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브라질리아=AP연합뉴스
페드루 1세는 원래 포르투갈의 왕자로 그의 부친은 주앙 6세다. 19세기 초 포르투갈은 프랑스 나폴레옹 황제의 침공을 받아 나라가 어지러웠고 결국 국왕 주앙 6세를 비롯한 왕실 구성원들이 모두 식민지 브라질로 피신했다. 1821년 주앙 6세가 포르투갈로 돌아간 뒤 페드루 1세는 식민지 브라질의 섭정이 되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1822년 9월7일 브라질 독립을 선포함과 동시에 초대 황제로 즉위했다.

그러나 페드루 1세는 브라질과 포르투갈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다. 1826년 부친 주앙 6세가 사망하자 돌연 포르투갈로 돌아가 왕위를 계승하려 했다. 그러자 브라질 국내에선 “포르투갈 국왕을 우리나라 황제로 섬길 수 없다”는 반대 여론이 거셌고 결국 페드루 1세는 불과 몇 달 만에 포르투갈 국왕 자리를 내놓고 다시 브라질로 향했다.

페드루 1세는 음악에 재능이 많아 틈틈이 작곡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수집한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 등의 귀중한 예술품들은 훗날 브라질 국립박물관의 핵심 소장품이 되었다. 하지만 페드루 1세가 황제로 있는 동안 브라질은 정부와 의회의 극심한 대립으로 몸살을 앓았고 황제의 인기는 점점 떨어졌다. 그는 1831년 아들에게 제위를 물려주고 브라질을 떠나 고향인 포르투갈에 정착했다. 1834년 결핵에 걸려 36세 젊은 나이로 사망한 페드루 1세는 “내 몸에서 심장을 분리해 포르투의 한 성당에 안치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초대 황제 페드루 1세의 심장을 실은 브라질 군용기(위)가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브라질리아 공군기지에 착륙할 준비를 하고 있다. 브라질리아=AP연합뉴스
1972년 브라질 독립 150주년을 맞아 페드루 1세의 시신은 포르투갈에서 브라질로 운구돼 상파울루 지하묘지에 안장되었으나 심장만은 유언대로 포르투에 그대로 남았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공군기지에서 브라질 초대 황제 페드루 1세의 심장이 담긴 유해함이 브라질군 의장대 영접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브라질리아=AP연합뉴스
비록 생전에 인기없는 황제였으나 그래도 브라질은 들뜬 기색이 역력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황제의 심장은 브라질에 있는 동안 국가원수와 동등한 예우를 받을 것”이라며 “페드루 1세가 여전히 생존해 있는 것처럼 국가 연주, 군인들의 경례와 예포 발사, 그리고 의장대 사열 등 모든 의식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페드루 1세의 심장은 브라질 독립 200주년 기념행사가 모두 끝나면 포르투갈로 돌아가 원래의 안식처인 포르투의 성당에 복귀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