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전쟁 크름에서 끝난다"..에르도안 "우크라에 크름반도 반환이 국제법"

2022. 8. 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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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름 플랫폼' 개최..대통령·총리 40여명 등 60개 국가·국제기구 대표 참석
에르도안 "우크라 영토·주권 보전이 세계 안보·안정에 중요 요소"
젤렌스키 "다른 나라와 상의 않고 모든 수단 동우너해 크름반도 탈환"
우크라戰 장기화에 피로감 우려.."러에 맞서려면 더 많은 무기 필요"
라브로프 "두기나 공격, 용서 못 할 범죄..책임자에 자비 없을 것"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반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크름 플랫폼’이 개최된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왼쪽) 튀르키예 대통령이 화상 연설을 통해 크름반도가 우크라이나에 반드시 반환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다른 나라와 상의하지 않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크름반도를 되찾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크름반도를 되찾겠다고 공언했다. 온라인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약 40명의 대통령·총리 등 60개 국가·국제기구의 대표가 참가했다. [아나돌루·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24일(현지시간)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6개월이 되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임에도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중립적 태도로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던 튀르키예가 크름반도 문제에서만큼은 확실히 우크라이나의 편을 들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반환하는 것이 국제법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8년 전 빼앗긴 크름반도를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되찾겠다고 공식 선언하며 공세를 예고했다. 여기에 러시아도 ‘푸틴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의 사망 책임을 우크라이나 측에 돌리며 보복을 예고, 장기전 양상을 띠고 있는 전쟁이 한층 더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타스·AFP 통신 등에 따르면 크름반도 반환과 관련한 국제적 지지 확보를 목적으로 우크라이나가 만든 정상급 국제회의인 ‘크름 플랫폼’이 이날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한 이번 회의에는 약 40명의 대통령·총리 등 60개 국가·국제기구의 대표가 참석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화상 연설로 회의에 참석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동안 보이던 중립적 입장과 달리 크름반도 반환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우크라이나의 편을 확실히 들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는 시종일관 러시아의 크름반도 합병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합병이 부당하고 불법적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며 “크름반도를 우크라이나로 반환하는 것은 국제법상 필수적인 요구며, 법적인 동시에 도덕에 기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장악해 흑해 방면으로 더 강력하게 뻗어 나오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라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영토·주권을 보전하고 정치적 통합을 보호하는 것이 세계 안보와 안정에 중요한 요소”라면서도 “크름반도 내 러시아계 주민에 대한 안전 보장도 튀르키예가 추구하는 우선순위 중 하나”라며 러시아를 달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회의를 주최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존에 내비쳤던 ‘크름반도 수복’ 의지를 더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는 “모든 것이 크름반도에서 시작됐고 크름반도에서 끝날 것”이라며 “크름반도를 우크라이나가 수복하는 것이 국제법 질서를 다시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나토 등 서방 국가들이 확전 우려 등으로 전장이 크름반도로 넓어지는 것에 반대하더라도 크름반도 수복 작전을 강행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다른 나라와 상의하지 않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크름반도를 되찾을 것”이라며 “대화를 생각한 적도 없는 러시아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선을 동결하려는 모든 시도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선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피로감이 전 세계에 큰 위협이 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여전히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며 서방 국가들의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미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넘겨 우크라이나가 반격하는 양상으로 넘어갔다면서도 “국제사회의 피로 증후군이 주요 위협”이라 진단했다.

같은 날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의 ‘비(非)나치화’를 위한 ‘특별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자체 조사를 통해 두기나의 사망 책임이 있다 결론 내린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 공격을 공언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파이살 메크다드 시리아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두기나를 죽음에 이르게 한 공격은 용서할 수 없는 야만적 범죄”라며 “책임 있는 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20일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두기나 폭사 사건 조사 결과 사건 용의자는 우크라이나 비밀요원이라고 결론지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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