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지지율 무너진 30%, 국정동력 상실 우려

손영하 2022. 7. 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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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하락 3주 만에 20%대로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도 영향 준 듯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지구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선래 서대문경찰서장과 대화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80일 만에 30% 선 아래로 추락했다. '내부 총질' 문자 메시지 노출로 불거진 당무 개입 논란과 극우보수 인사 문제, 경찰국 신설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일방적 국정운영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취임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국정 동력 상실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잘한다' 28% '못한다' 62%... 갤럽 첫 더블스코어

한국갤럽이 26∼2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윤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로 전주 대비 4%포인트 떨어졌다. '윤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2%로, 긍정평가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세대별로 보면 70대 이상(긍정 48%·부정 34%)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다. 특히 30대와 40대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17%에 불과했다.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에서도 긍정평가가 40%, 부정평가가 47%였으며, 보수 성향 응답자 중에서도 긍정평가는 절반(51%) 수준에 그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지구대를 찾아 현장 경찰관들과 대화하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서재훈 기자

'내부 총질' 문자 후폭풍... '경찰 찍어내기' 대응도 영향

내리막길을 걷던 윤 대통령 지지율은 7월 둘째 주와 셋째 주 연이어 32%를 기록하며 잠시 하락세를 멈췄었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 약식 회견(도어스테핑)에서 직설적인 발언을 자제하고, 각 부처 장관과 수석비서관들에게 적극적인 국정 홍보 역할을 맡기면서다. 이후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사교섭이 타결되면서 일각에선 반등 가능성도 점쳤다.

하지만 '내부 총질' 문자가 발목을 잡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가 '윤심에 의한 찍어내기'라는 여론이 형성됐고, 당무 개입 논란까지 불거지면서다. 특히 국민의힘 청년 지지층 이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 지지세가 강한 20대에서 지지율 하락 폭은 9%포인트(29%→20%)에 달했다. 여기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문자에서 언급한 강기훈 대통령실 행정관이 과거 '청와대 간첩설' 등을 주장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동생과 함께 양산 사저 앞 욕설 시위를 했던 극우 유튜버의 대통령실 임용 논란에 이어 이번 논란이 불거지자 기존 검찰과 지인 위주 '인사 스타일' 문제에 더해 극우 인사까지 무분별하게 곁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게 됐다.

'일방통행'으로 비치는 윤 대통령의 태도도 다시 한 번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경찰국 신설을 논의하기 위한 일선 경찰의 의견수렴 과정을 "국기 문란"(윤 대통령) "하나회의 12·12 쿠데타"(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강경 발언으로 비판하고 징계성 인사 조치를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독단적·일방적'(8%)이란 답은 한 주 사이 3%포인트 상승했다. '경찰국 신설'(4%)도 부정평가의 한 원인이었다. 또 경찰서장 회의가 '정당한 의사표명'이란 응답은 59%에 달했는데, '경찰국 찬성자' 중에서도 33%는 회의가 정당하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 대통령 리더십, 정책에 영향"... 대통령실은 "일희일비 않겠다"

'30% 선 붕괴'에 윤 대통령은 취임 3개월도 지나지 않아 국정운영 동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통상 30%는 레임덕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공직사회가 복지부동으로 들어가면 여권의 통제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더 큰 고민은 각각 취임 2년차와 5년차에 20%대 지지율을 기록한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에 비해 지지율 하락 속도가 유독 빠른 데다, 추가적인 반등 카드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이 본격화하자 이미 말을 줄이고 스스로 행동에 제약을 가했다"며 "앞으로 대통령이 말할 수 있는 주제, 기회가 줄어들고 리더십이나 정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내달 1일부터 5일까지 여름휴가를 가질 예정인 윤 대통령으로선 큰 짐을 안고 휴식에 들어가는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30% 붕괴 소식에 "지지율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만 바라보고 열심히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지지율이 오르고 내리는 데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며 "그 의미에 대해 하나하나 생각하고 있다. 더 잘할 방법도 참모들은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해당 여론조사기관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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