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게 터졌다" 코로나 비상에도 속초 캠핑·숙박은 '만원'

윤홍집 입력 2020. 7. 3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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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다가오면서 속초 일대 숙박 예약은 '조기 마감'
확진자 발생해 집단감염 우려에도 숙박 취소 요청은 'NO'
방역 당국 "캠핑장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어"
지난 30일 강원 속초시 4, 5번째 코로나19 확진자 부부가 다녀간 홍천군 내촌면의 한 캠핑장.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A, B씨는 속초에 거주하는 부부로 지난 24~26일 홍천의 한 캠핑장을 C씨 부부와 함께 다녀왔다. /사진=뉴스1화상

강원도 속초에 거주하는 30대 부부가 홍천의 한 캠핑장을 방문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속초 일대 캠핑장은 여전히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되레 특수를 누리던 강원도 숙박 업계에선 "터질 게 터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 청정지역?' 여행객 몰린 강원도
31일 숙박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강원도 속초 일대 캠핑장, 팬션 등 업소는 일찌감치 예약을 마감했다. 이른바 '7말 8초'라 불리는 여름 휴가철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 예약까지 조기 마감한 것이다. 일부 업소들은 대목을 맞아 웃돈까지 얹었지만 객실은 없어서 못 나가는 지경이 됐다.

강원도는 여행객 사이에서 '코로나19 청정 지역'으로 꼽히며 되레 특수를 누려왔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국내 숙박 업계가 모두 위축됐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답답함을 느낀 여행객은 확진자가 적은 강원도를 찾았다.

숙박어플 야놀자에 따르면 지난 5월 연휴 당시 '지역별 숙박 예약률'은 강원도가 22%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서울(21%)과 경기도(18%) 등 수도권이 전체 예약의 약 40%를 차지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곳을 찾는 여행객이 늘수록 되레 감염 위험성은 커졌다. 인파가 붐비는 도시에서 벗어나 나들이 온 여행객이 방역대책에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탓에 숙박업계 관계자들은 뜻밖의 호황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감이 커졌다는 후문이다.

속초 한 글램핑 시설 관계자는 "올해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작년보다 매출이 좋았다"며 "예약이 늘수록 방역에 대한 문의도 많아서 소독은 특별히 신경써왔지만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고 밝혔다.


숙박업소 어플을 통해 이번 주말 강원도·속초 캠핑 등을 검색한 결과 상당수가 예약 마감으로 나타났다. /사진=윤홍집 기자

■속초 감염에도 숙박 취소는 없어…"야외라도 안심해선 안돼"

불안감을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24~26일 2박 3일간 홍천으로 캠핑을 다녀온 18명 중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홍천 캠핑 모임의 감염 경로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단체로 식사를 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누는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확진과 관련해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과 유사한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눈 앞에 다가온 우려에도 숙박업소는 여전히 만원사례다. 숙박어플을 통해 이번 주말 강원도 일대 펜션과 캠핑 등을 검색한 결과 대다수가 '판매완료'로 나타났다. 숙박업계 관계자들 역시 속초 감염 이후에도 취소 요청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속초에서 한 펜션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내일이면 입실 예정인데 누가 수수료까지 물면서 취소하려고 하겠나"라며 "도심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해서 오히려 무뎌지지 않았나. 속초가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아 더 주목받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속초 한 캠핑시설 관계자는 "모든 손님을 대상으로 열체크를 하고 하루 3번씩 청소할 때마다 방역을 하고 있다"라며 "여태까지 괜찮다가 한창 휴가철일 때 확진자가 발생해서 안타깝다. 손님에게도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고 더욱더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휴가철에도 감염 수칙을 느슨히 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최근 여름 휴가철을 맞아 스페인과 유럽 해안 등 휴가지를 중심으로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이 해이해진 틈을 타 코로나19 유행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해변, 산, 캠핑장 등 야외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휴가철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지난 5월 이태원 유흥시설 집단감염 이후 겪은 불안과 직장·학교의 폐쇄를 다시 겪어야 하고, 또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다시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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