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대학병원장 거쳐 부민병원으로.. 정진엽 의료원장 "전문성 살려 병원 발전시킬 것"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 11. 2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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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민병원 정진엽 의료원장 인터뷰
새롭게 취임한 서울부민병원 정진엽 의료원장/부민병원 제공

"내 전문 분야가 병원 경영입니다. 앞으로는 국민과 더 까운 곳에서 병원을 발전시키겠습니다"

종합병원이자 관절전문병원인 ‘부민병원’ 초대 의료원장으로 취임한 정진엽 전 복지부장관의 말이다. 정진엽 의료원장은 제52대 보건복지부장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원장, 대한소아정형외과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굵직한 이력을 가진 그가 작다면 작을 수 있는 종합병원행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병원 경영"이라며 "2차 병원인 부민병원은 환자에게 좀더 가까이 갈 수 있는 병원으로, 작은 병원을 발전시키고 의료 전달 체계를 바로 잡는 데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료원장은 인당의료재단 산하 서울, 부산, 해운대, 구포 총 4개 부민병원을 총괄한다. 부민병원은 올해로 37주년을 맞이했으며 총 16개 진료과와 1200여 병상, 2000여명의 의료진 및 임직원이 상주하는 관절·척추·내과 중심의 종합병원이다.

새롭게 취임한 서울부민병원 정진엽 의료원장/부민병원 제공

-보건복지부장관과 대학병원장을 지내고 부민병원 의료원장으로 취임한 이유는

복지부에도 잠시 몸 담았지만, 주로 대학병원에서만 일을 해왔다. 병원장으로 있었던 분당서울대병원은 단시간에 급성장을 이뤘다. 13년 가까이 분당서울대병원에 재직하면서 병원을 활성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큰 의미도 있고, 나름대로 기여했다는 자부심도 갖고 있다.

대학병원은 의료전달체계의 가장 상위에 있는 반면, 부민병원과 같은 종합병원급 전문병원은 상대적으로 환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병원이다. 대학병원장을 마치고 이제는 국민이 가깝게 찾을 수 있는 병원에서 더욱 환자 중심 병원으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부민병원 첫 인상은

처음 본 부민병원의 이미지는 굉장히 액티브하고 운영 체계가 잘 잡힌 병원이라는 인상이었다. 부민병원과의 첫 인연은 2005년이다. 당시 대한정형외과학회 소속으로 부산 부민병원의 ‘전공의 신임평가’ 평가를 나간 적이 있다. 전공의 신임평가는 정형외과 전공의 수련병원 지정을 위한 평가다. 정형외과 의사 수, 환자 수, 1인당 의료진 수, 수술 건수, 수술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세세하게 살펴보는데, 당시 부민병원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병원이라는 판단을 했고, 그 때의 좋은 기억이 현재 부민병원 의료원장을 맡는데 영향을 미쳤다.

부민병원은 훌륭한 의료진이 많을 뿐 아니라 의료환경도 좋은 병원이다. 일찍이 최첨단 의료환경을 갖추는 등 스마트헬스케어 시대를 대비하는 병원이다. 예를 들면 ‘EOS 3D X-Ray’ 장비는 대학병원에도 많이 없는데 부민병원에 도입되어 있다. 방사능 노출을 최소화하여 전신을 분석하는 장비로, 척추측만증 등 근골격질환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인공관절수술 로봇 ‘마코’를 도입해 더욱 정밀한 인공관절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진료 환경의 경우에도 전문 척추센터, 관절센터뿐만 아니라 내과 등 다른 과의 전문 의료진들이 유기적으로 협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전문화된 진료를 받기에 충분하다.

-어떤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싶나

부민병원은 서울과 부산 3개 병원(부산, 해운대, 구포)까지 총 4개 병원이 있다. 지금도 충분히 효율적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병원 내부 조직과 시스템을 단단하게 정비하여 병원의 비약적인 발전을 꾀하려고 한다. 먼저 병원 조직 내 의사, 간호사, 약사, 의료기사 등 여러 직군의 종사자들이 서로 화합하고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어야 한다. 부산부민병원에서는 현재 ‘조직문화 향상 TF팀’을 준비 중이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각 직군의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는 중으로, 조직문화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이 나오면 서울을 비롯해 모든 병원에 접목시킬 예정이다. 부산부민병원은 직원들의 열의와 수준이 높아서 고강도 혁신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시행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다.

-병원의 조직문화가 왜 중요한가

최근 많은 병원에서 ‘환자 중심’을 주요 가치로 내세운다. 결국 병원은 환자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제는 ‘환자 만족’ 수준이 아니라 ‘감동’을 시켜야 하고, 감동도 모자라 감격해서 ‘졸도’를 할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환자를 돌보는 병원 직원 스스로가 먼저 만족하고 즐거운 마음이어야 한다. 직원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상호 소통이 잘 이뤄지고 배려와 존중이 필수적이다.

종합병원은 대학병원과 달리 인력이 부족해서 많은 업무로 인해 바쁘기도 하지만, 서로 소통,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첫 시작으로 ‘부민병원 동호회’ 제도를 만들었다. ‘스크린 야구 동호회’가 처음으로 만들어졌는데, 아직 예산 책정이 안돼서 개인 사비로 동호회 착수금을 전달 했다. 내년 예산에는 동호회 지원금도 미리 책정하여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재임 시절에도 창립 초기 교육연구실장을 담당하면서 개원 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며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때 서로 화합하는 분위기가 잘 형성이 돼서 지금까지 분당서울대병원은 분위기가 참 좋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 성과를 부민병원에서도 잘 적용해볼 계획이다.

새롭게 취임한 서울부민병원 정진엽 의료원장/부민병원 제공

-병원 시스템은 어떻게 발전시킬 예정인가

4개 병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하기 위해 세부적인 시스템을 정비해나갈 예정이다. 예를 들면 병원정보시스템(EMR), 인재육성시스템, 성과관리 시스템, 품질관리 시스템과 함께, 4개 병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물류구매 시스템, 경영정보 시스템 등이다.

우선적으로는 병원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병원정보시스템(EMR)부터 정비하고자 한다. 병원정보시스템은 병원 진료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함인데, 진료뿐만 아니라 외래, 입원, 수술 등 다양한 분야의 환자 데이터를 관리하고 더불어 원무, 물류, 의료의 질 등의 정보를 함께 디지털화해서 상시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 관리하고자 한다.

일례로 그 동안 많은 병원에서는 수술 전 수술 동의서를 종이에 서명을 받고 하드카피로 보관해왔는데 보관상의 문제, 분실 등의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전자 동의서를 통해 태블릿 PC에 바로 서명을 받고 디지털화해 환자, 의료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조직 개편도 필요할 것 같다.

기존에는 부민병원 의료원 체계가 아닌 전략기획본부에서 4개 병원의 통합 행정 지원을 했었다. 이 조직을 바탕으로 의료원 체계를 새로 도입해 조직과 시스템을 활성화시킬 예정이다. 병원이 여러 개 있으면, 운영하기에는 힘들지만, 한 병원에서 좋은 사례가 나오면 접목을 시킬 수 있고 서로 경쟁하며 발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부분을 적절히 활용하여 4개 병원이 서로 유기적으로 성장하며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의료원장으로서 소아정형 분야 진료도 본다

부민병원에서 전문분야인 소아정형 분야 진료를 일부 보고 있다. 의료원장은 결국 경영자이기 때문에 진료는 최소화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부민병원으로 오면서 나를 따라온 환자도 있기 때문에 주 1회 정도 진료를 함께 본다. 사실 로컬 전문병원을 운영하면서 이익만을 따져본다면, 소아정형은 환자 수도 적고 뇌성마비, 사지변형 등 다루기 쉽지 않은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상시 운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부민병원은 로컬 병원으로서는 드물게 소아정형외과 전문의 2명이 이미 상주해있다. 얼마 전에는 소아청소년에서 많이 발생하는 척추측만증의 대가인 김용정 진료원장도 영입했다. 이 밖에 소아 재활에 특화된 물리치료사, 전담 간호사 등도 함께 근무하고 있다.

-소외된 정형외과 분야에 투자하는 이유는

부민병원은 관절전문병원이라면 관절에 대한 모든 분야를 다 진료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병원 운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 환자수가 적다는 이유로 소아정형 분야 치료를 소외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부임하면서 소아정형 전문의가 3명이 된만큼 대학병원 이상으로 소아정형 분야를 활성화 시키겠다. 소아정형외과, 신경외과 척추전문의 등 각 진료과 의료진들이 소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절, 척추의 다양한 질환을 더 깊이 있게 관찰·진료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도출하기 위해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소아정형 분야 환자들 대다수는 진료를 위해 대학병원까지 찾아야 하는 불편하고 번거로운 점이 없지 않은데, 부민병원에서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더욱 노력해나갈 예정이다.

-서울 부민병원은 11월에 확장 개원한다

부민병원은 일반 전문병원과 달리 정형외과 전문의와 내과 전문의의 분과별 협진 시스템이 정착된 관절·척추·내과 종합병원이다. 특별히 서울 부민병원은 11월에 리뉴얼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데, 병원의 규모가 확장된 만큼 부민병원의 협진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훌륭한 의료진을 영입할 예정이다. 특히 팬데믹 시대에 필요한 감염내과 전문의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대학병원급 전문 종합병원으로 만들고자 한다.

-IT 기술을 의료에 접목하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의료계에서도 AI, 빅데이터, 3D 프린팅, 디지털 헬스케어 등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이에 전문병원도 진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오 헬스케어,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IT 기술 연구도 같이 진행하여 이를 통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부민병원은 일찍부터 미래를 준비한 병원이다. 부민병원은 미래의학센터를 구축해 임상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비롯해, AI를 활용한 스마트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등 디지털 산업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부민병원에서 운영 중인 IT회사 비플러스랩에서는 ‘어디아파’라는 스마트 헬스케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현재 베타버전이 출시되어 운영중인데, 원격 AI 문진 시스템으로 초기 단계의 비대면 진료를 통해 진단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미래형 의료 시스템이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 감염 관리를 위해 병실 등 공간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같은 병원의 노력은 바로 환자의 의료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첨단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과 함께, 척추 관절 전문 분야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환자 중심의 맞춤형 토탈케어를 할 수 있는 병원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부민병원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정형외과 전문 병원인 미국 HSS(Hospital for Special Surgery)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하고 협력하고 있다. 국내 최고 관절 척추 전문병원을 넘어 HSS에 버금가는 아시아 최고의 관절척추 전문병원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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