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세 계속되면 폐업'.. 절박한 자영업자 "4단계라도 해야"

권구성 입력 2020. 12. 14. 19:30 수정 2020. 12. 1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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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째 장사 공치는데 도움만 된다면 3단계가 아니라 4단계라도 해야죠."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잡히지 않으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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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서 거리두기 상향 목소리
식당가 점심 때도 인적 드물어
영업 중단 업종 중심 불만 커져
정부에 "추가 대책 내놔야" 토로
시민, 선진국 백신 접종 시작에
"도입 뒤처지는 것 같아 조바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한파로 인해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식당가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몇주째 장사 공치는데… 도움만 된다면 3단계가 아니라 4단계라도 해야죠.”

14일 서울 종로구 일대의 식당가는 점심시간에도 대체로 한산했다. 평소라면 점심시간에 인근 직장인들이 거리로 쏟아지지만, 이날은 거리에 인적마저 드물었다. 인근 직장들이 대부분 재택근무에 들어갔거나 감염 우려로 외부 식당 이용을 금지하고 구내식당을 이용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몇몇 식당에선 직원들이 입구에 서서 손님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식당 관계자는 “요즘 같아서는 휴업이라도 해야 하나 싶을 정도”라며 “코로나를 잡을 수 있다면 3단계로 빨리 가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잡히지 않으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가 극심한 자영업자들조차 ‘고육지책으로 할 수 있는 건 해야 하지 않냐’는 절박한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서울 곳곳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 버티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거리두기가 3단계로 올라갈 경우 PC방, 이·미용실, 목욕탕, 대형마트, 백화점, 결혼식장 등도 문을 닫아야 한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경제적 어려움 등을 고려해 영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이번 겨울은 보릿고개와 다름없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밤 9시 이후의 영업이 제한된 상황에서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특히 2.5단계에서 영업이 중단된 업종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로 일하는 A씨는 “2.5단계로 헬스장이 휴업하면서 확진자 수가 줄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미 많은 자영업자가 2.5단계 조치로 피해를 감내하고 있는데,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내비쳤다. 택시기사 김모(57)씨는 “연말인데도 밤 10시가 넘으면 거리에 사람이 없다”며 “식당들도 문을 일찍 닫아서 요즘은 11시면 퇴근한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 대규모 선제 진단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수도권 150여곳에서 임시선별진료소 운영을 시작한 14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정부 방역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회의적 반응도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56%로 지난달(72%)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직장인 박모(32)씨는 “거리두기가 2.5단계일 땐 재택근무도 권고사항이어서 출근을 주 3회 이상 하게 된다”며 “직장인 중에도 확진사례가 심심찮게 나오는데, 3단계 격상이 필요하지 않냐”고 우려했다. 또 다른 직장인 공모(30)씨도 “2.5단계라지만 필요한 외부미팅이나 일정은 대부분 수행하고 있다”며 “정부가 통합된 기준을 주지 않으면 민간기업이 거리두기를 지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요원한 백신 도입을 두고 허탈감을 나타내는 시민도 적지 않다. 영국과 미국에선 이미 백신접종을 시작했고, 일본은 내년 상반기 백신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반면 한국은 언제 접종이 시작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직장인 김모(35)씨는 “이웃 국가보다 백신 도입이 뒤처지는 것 같아 조바심이 든다”며 “백신 도입만 기다릴 수 없는 만큼 좀더 강력한 방역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권구성·유지혜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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