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수백만 직장 잃어도..억만장자는 돈 더 벌었다

황시영 기자 2020. 8. 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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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코로나 디바이드(下)

[편집자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새로운 불평등을 낳으며 '코로나 디바이드(격차)'를 만들고 있다. 미국에서는 흑인들의 코로나 사망률이 월등히 높고 전세계적으로 세대별 사망률과 위험도 차이가 현저하다. 백신이나 치료제도 부자나라에 먼저 공급될 조짐이고 주식 등 자산시장 거품을 딴 세상 얘기로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코로나로 까발려진 세계의 민낯을 들여다봤다.

코로나에 美실업자 수백만인데 억만장자 재산은 더 늘었다
[워싱턴=AP/뉴시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베이조스는 로스앤젤레스에서 1억6500만달러짜리 초호화 저택을 사들인 것으로 12일(현지시간) 알려져 화제가 됐다. 2020.02.13.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빈부격차가 심화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타격을 받은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기술주 중심으로 주가가 폭등하면서 부자들의 재산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가 최근 미국 싱크탱크 정책연구소(IPS) 조사 결과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부자 상위 12인의 재산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2개월간 40%(2830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최대 부호 12명의 재산 합계는 1조달러(1184조원)를 돌파해 벨기에와 오스트리아를 합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특히 톱 5위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등을 합친 자산규모는 총 760억달러이다.

여행, 병원, 유통 관련 투자자 겸 억만장자는 자산이 줄었다. 랄프 로렌은 주가하락으로 1억달러, 호텔리어 존 프리츠커는 3400만달러 손실을 봤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겸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사진=AFP


지난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세계 1위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자산은 이날 기준 2020억달러(240조원)를 돌파했다. 2위인 빌 게이츠 MS 창업자보다 780억달러 더 많은 것으로, 2069억달러인 뉴질랜드의 연 GDP 규모와 거의 맞먹는다. 전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500명을 추리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이름을 올린 세계 갑부들 중 순자산 가치가 2000억달러를 넘는 사람은 베이조스가 처음이다.

베이조스 CEO는 2017년 게이츠 MS 창업자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됐었다. 2018년에는 순자산이 1500억달러 이상으로 집계돼 1982년 포브스가 부자 순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베이조스 CEO의 개인 자산은 아마존 지분이 대부분이다. 아마존의 주가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식료품 등 필수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올해만 주가가 86% 뛰었다. 시가총액은 1조7000억달러로 애플에 이어 세계 2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AFP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베이조스 CEO와 빌 게이츠 MS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역시 최근 테슬라 주가 상승에 따른 것이다. 테슬라 주가는 장중 6%까지 오른 뒤 2153.17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테슬라 시가총액은 4000억달러(474조원)를 넘었다.

머스크는 테슬라 전체 주식의 18%인 340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식 가치는 680억달러(81조원)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머스크의 자산을 960억달러(114조원)으로 추정했으며 앞으로 더욱 불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는 내달 22일 '배터리의 날'에 배터리 관련 신기술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월가에서는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부호들의 자산 증식은 미국이 역대 최악의 경기 위축을 겪고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상황과 대비된다.

코로나19로 빈부격차가 더 커지면서 일부 정치인은 부의 양극화를 완화하는 법안을 내기도 했다.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과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 등이 이달 초 '억만장자 불로소득세(Make Billionaires Pay Act)'를 발의한 게 대표적이다. 10억달러(1조2000억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을 대상으로 올해 3월부터 내년 1월 사이 늘어난 재산에 60% 세율의 일회성 세금을 거두자는 내용이다.

황시영 기자
코로나는 국경 없는데 돈많은 영미일이 백신 싹쓸이
/사진=AFP

코로나19 팬데믹에 세계 각 국이 백신 물량 확보에 뛰어들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백신을 싹슬이 입도선매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은 백신을 못 구하는 백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민족주의'는 모두를 위험에 빠트리게 한다며 모두가 안전해야 코로나19가 진정으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영·미·일 확보 물량이 내년 상반기 생산 목표보다 많아

미국은 이미 7억회분의 백신을 확보했다. 미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로부터 3억 회분, 미국 화이자와 노바백스, 독일 바이오엔테크, 프랑스 사노피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과도 1억회분씩 백신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웍하트와 각각 계약을 맺어 오는 9월까지 3000만개의 백신 접종을 확보하기로 했다. 영국은 사노피와 GSK, 발네바와도 계약을 추진했다. 연말까지 1억회분을 공급받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다.

유럽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4억회분을 구입하기로 한 백신 연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일본 역시 화이자와 백신 1억2000만회를 공급받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는 추가적인 1억회분 공급을 협상 중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개발 완료도 전에 사들인 백신은 총 13억회분~15억회분에 달한다. 문제는 이 물량이 현재 전세계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생산될 것으로 보이는 총 백신 생산량인 10억회분을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사진=/사진=AFP


◇보건 전문가들 "바이러스는 국경 몰라, 모두 안전해야 진짜 안전"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민족주의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쉽고 빠르게 퍼질 수 있는 바이러스인만큼, 어느 한 나라가 백신을 모두 접종한다고 해도 다른 나라가 그렇지 못하면 궁극적으론 전염병 유행 기간이 더욱 길어질 것이라고 봤다. 더 많은 인명피해가 생기고 세계 경제는 계속해서 황폐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신 민족주의는 궁극적으로 나쁜 약을 만드는 것"이라며 "세계 면역 체계에 많은 양의 코로나19 감염이 존재하면 모든 사람에게 지속적인 재감염 위험이 있다. 모든 사람이 안전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안전하지 않다"고 전했다. 현재 33개국이 백신 접종을 예약했지만 160개국 이상은 하지 못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백신 민족주의에 대해 경고하면서 더 가난한 나라가 여전히 바이러스에 노출돼 있으면 선진국들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의 댄 바라우치 교수는 ABC뉴스에 "바이러스는 국경을 알지 못하고 경계를 존중하지 않는다"며 "바이러스 확산은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들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 / 사진제공=AP


◇백신민족주의, 비용 올리고 경제 위기 확대시켜

ABC뉴스는 "백신민족주의는 나라들이 소위 '입찰'을 하게 만들어 백신 비용을 올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동시에 "(백신이 아직 개발 과정에 있는만큼) 많은 양의 백신 후보를 확보한 국가들도 그들이 구입한 백신이 충분히 효과가 없을 수 있단 위험이 남아있다"며 "일부 국가에선 적은 수의 백신에 도박을 해 잠재적으로 위험한 게임을 벌일 수도 있다"고 백신민족주의가 불러올 위험성을 설명했다.

경제학자인 토마스 볼리키 교수와 차드 바운 교수는 전염병을 막는 가장 빠른 방법은 감염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할당해 전염의 사슬을 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선 백신 민족주의가 아니라 백신을 골고루 공급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백신 할당에 대한 글로벌 협력은 바이러스 확산을 방해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며 "또 경제에 박차를 가하고 공급망 중단을 피하며 불필요한 지정학적 갈등 역시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스 버클리 가비 CEO/사진=AFP


◇백신 동맹으로 감염 위험 큰 사람부터 골고루 할당해 전염 사슬 끊어야

실제로 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은 백신 공동구매·배분 글로벌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라는 동맹을 시작했다. 이들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등 각 국 정부들과 유니세프 등 국제단체, 빌앤멀린다게이츠 재단 등 민간 단체를 한 데 모아 전세계에 고루 백신을 배포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코백스는 2021년 말까지 동맹에 가입한 나라들에 백신 20억 개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각 국 정부에 동참을 요청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78개의 선진국과 90개의 개발도상국 등이 관심을 나타냈다. 6억 달러가 모금됐다.

세스 버클리 가비 최고경영자(CEO)는 "코백스를 통한 백신 초기 배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각 나라 인구의 약 3%에 대한 우선적 예방접종을 의미하는데, 더 많은 양이 제조되면 고령자와 양로원 근로자, 육류 포장 공장 등 감염 위험도가 높은 인구들이 모두 예방접종을 받게 된다.

버클리 CEO는 "전세계 인구의 약 20%가 백신 접종을 받게 되면 전염병을 극적으로 완화할 수 있게 된다"며 "우리는 코백스가 글로벌 유행병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코로나발 AI로 성적평가한 英…경악한 학생들 “내성적 아니다”
1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고교생들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 A레벨(영국 수능) 점수에 반발해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코로나19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대입 성적을 매기는 정책을 도입한 영국이 논란에 휩싸였다. 학생들의 성적이 교사들의 예상치보다 40% 가까이 낮게 나오면서다.

특히 부유한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가난한 학생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시 인공지능이 불평등을 강화한다며 전국적 시위가 벌어졌다.


◇인공지능, 부유한 학생에게 유리했다

영국은 통상적으로 5~6월에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인 A레벨 시험을 치른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A레벨 시험을 취소하는 대신 알고리즘을 통해 성적을 산출하기로 정했다.

영국 시험감독청(Ofqual)은 학생의 A레벨 예비시험과 학교 과제 점수, 교사의 예상치 등을 바탕으로 성적을 매겼다. 모의고사와 내신 성적 등을 분석해 수능 등급을 부여한 셈이다.

알고리즘을 구성할 당시 시험감독청은 공정성을 위해 학교 성적에 가중치를 부여했다. 소속 학교의 역대 학업능력을 고려한 것인데, 이게 부유한 학생에게 유리하게 작동했다.

옥스포드대학 컴퓨터공학과 수석연구원 헬레나 웹은 "(가중치 부여는) 전국적 차원에서 공정하다고 주장할 수 있으나 개인에 대해선 공정성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인 A레벨(A-Level) 시험을 취소한 영국은 학기 중 실시한 예비시험과 과제 등을 토대로 알고리즘을 사용해 성적을 산출했다. 그래픽은 학생들의 성적 알고리즘을 분석한 감독기관인 영국 시험감독청(Ofqual)이 성적 산출 방식을 설명한 것. (사진=Ofqual 홈페이지 캡처) 220.8.12./사진=뉴시스



◇경악한 학생들 거리로…"내 점수 아니다"

13일(현지시간) A레벨 성적을 받은 학생과 교사는 모두 예상보다 낮은 점수에 혼란에 빠졌다. 낙후된 지역의 공립학교에 다니는 경우 피해가 심해 불평등 논란도 제기됐다.

학생들은 "빌어먹을 알고리즘"(Fxxx the algorithm)이란 구호를 외치며 시위에 나섰고, 일부는 A레벨 성적표에 불을 붙이며 "내 점수가 아니다"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야당인 노동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져나왔다. 노동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즉각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고 알고리즘에 대한 긴급 검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1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고교생들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 A레벨(영국 수능) 점수에 반발해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결국 정책 백지화에 사퇴까지


사태가 좀처럼 진화되지 않자 가빈 윌리엄스 영국 교육부 장관과 로저 테일러 시험감독청장은 17일(현지시간)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A레벨 성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테일러 청장은 성명에서 "교사가 제출한 예상치에 따라 새 성적을 부여할 것"이라며 "대학엔 당국과 교사가 산출한 성적 중 더 높은 수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 시험감독청 수장인 샐리 콜리어가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교육부 수석 공무원인 조나단 슬레이터도 당초 내년까지 근무를 이어나갈 예정이었지만 직을 그만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3일(현지시간) 런던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03./사진=[런던=AP/뉴시스]



◇보리스 "돌연변이 알고리즘 탓"…책임 회피

이 가운데 존슨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이번 사태가 '돌연변이 알고리즘'(mutant algorithm) 때문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축소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사고 있다.

그는 이날 레스터셔주 콜빌에 위치한 한 학교를 방문해 "학생의 성적이 돌연변이 알고리즘으로 인해 떨어질 뻔 했다"며 "마침내 문제가 해결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최대의 교사연합회인 국립교육노조(NEU)의 케빈 코트니 사무총장은 "존슨 총리는 뻔뻔스럽게도 자신이 만든 재앙의 책임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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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영 기자 apple1@,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이지윤 기자 leejiyoon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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