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줄폐업하는 이태원·압구정.. "손님은 없고 울화통만 터진다"

홍다영 기자 2020. 9. 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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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없고 답답해서 화병 날 지경입니다."지난 22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수제맥주 가게.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태원 상가 공실률은 29.6%로 세 곳 중 한 곳이 폐업한 수준이다.

한편, 이날부터 코로나로 피해 본 소상공인을 위한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지원 한도가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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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상가 세 곳 중 한 곳은 텅 비어
술집
·명품 거리로 북적이던 압구정도 썰렁
코로나로 매출 줄어 직원 내보내거나 폐업


"손님은 없고 답답해서 화병 날 지경입니다."

지난 22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수제맥주 가게. 테라스에 앉아 야경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는 곳으로 유명해 평소 줄 서서 기다리던 곳이지만, 이날은 40여 석의 테이블에 남녀 두 명만 앉아 있었다. 그마저도 금방 계산을 하고 나갔다. 주인은 맥주를 따르거나 서빙하는 대신 입구에 앉아 연신 담배를 피우며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렸다.

이태원·압구정 등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이 죽어가고 있다. 코로나로 매출이 급감해 직원을 내보내거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이태원 상가 공실률은 29.6%로 세 곳 중 한 곳이 폐업한 수준이다. 압구정 상가 공실률은 16.1%다.

이태원 해밀턴호텔 뒤편 세계 음식 거리에는 ‘힘내라 이태원’ ‘이태원을 기억해주세요’라는 플래카드가 걸렸지만, 거리는 썰렁했다. 이날 1시간 동안 거리를 지나는 사람은 10여 명이 채 되지 않았다. 이태원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송모(42)씨는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뜩이나 어려웠는데, 코로나 쇼크까지 겹치며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태원 대로변에도 빈 점포가 속속 생겨났다. 커피 전문점, 인도 요리 전문점 등이 입점한 D빌딩 앞에는 ‘1층 매장, 4층 전체 임대 문의’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였던 루프탑 카페는 폐업해 내부가 텅 비었다. 스페인 음식점 입구에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휴업을 실시합니다’라는 글이 붙었다. 멕시코 음식점에서 근무하는 이모(26)씨는 "평일 저녁에도 회식하거나 지인과 모임을 갖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매년 10월 말이면 핼러윈 축제가 열려 상권 매출이 증가했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코로나 확산이 두려워 다들 모임을 꺼리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 관계자는 "다들 죽겠다고 난리"라며 "이대로 가면 이태원 상권 절반은 폐업할 것"이라고 했다.

라운지바와 맛집, 명품 거리로 북적이던 청담·압구정 상권도 사정은 비슷했다. 테이블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라고 알려진 B·P 등 라운지바는 넓은 테라스가 무색할 정도로 한산했다. 만취한 이들을 태우는 택시가 오가던 거리도 조용했다. 인근에서 맥주 가게를 운영하는 최모(35)씨는 "7~8월이 성수기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이 평소의 20%도 나오지 않았다"며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를 생각하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자영업자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7월 자영업자는 554만8000명으로 1년 만에 12만7000명이 감소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도소매업, 외식업, 개인서비스 업종 소상공인 34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향후 업종 전망에 대한 질문에 '폐업을 고려한다' 또는 '폐업 상태일 것'이라 답한 사람이 전체의 71.8%에 달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으로 피해가 집중되는 취약 계층에 필요한 지원이 적시에 공급되도록 정부의 관심을 요청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부터 코로나로 피해 본 소상공인을 위한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 지원 한도가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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