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단 쓰러진다" 는 여행, 숫자로 보니 '붕괴 직전'

유승목 기자 입력 2020. 9. 1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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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종 상장사 시총 10조 증발 등 위축에 고용도 위기..연이은 폐업에 취업유발인원 12만명 급감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10일 서울 중구 모두투어 사무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무급 및 유급 휴직으로 텅 비어 있다. 2020.06.10. radiohead@newsis.com

국내 한 여행사에 근무하는 A씨는 코로나19(COVID-19)로 회사가 어려워지며 벌써 수 개월째 무급휴직 중이다. 정부 지원금이 나오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A씨는 "회사뿐 아니라 업계 전체가 날아갈 위기라 이직도 어려워 자격증 공부와 다른 업종 취업을 알아보고 있다"며 "급한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리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라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경제 전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국내 관광산업의 피해가 크다. 반년 넘게 여행길이 막히며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연말이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하며 업계 전체가 활력을 잃었다. '코로나 보릿고개'를 나고 있는 국내 여행·관광산업의 피해가 어느정도길래 미증유의 사태란 말이 나오는걸까.
관광 상장사 시총 10조 증발
지난달 25일 코로나19로 인한 탄력근무로 인해 서울 종로구의 한 여행사 사무실 불이 꺼져있다. /사진=뉴스1
여행이 가능한 환경이 보장돼야 영업활동이 가능한 관광산업은 경제·사회적 외생변수에 유독 취약하다. 국가 간 여행교류 자체를 막아버린 초유의 감염병 리스크에 가장 먼저 고꾸라질 수 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 속 국내 증시가 나름 선전하는 것과 달리 여행 상장사들이 침체를 거듭하는 이유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관광사업 TS(Tourism Stock)-30 주가지수'에 따르면 8월4주차(8월28일 기준) 관광분야 30개 대표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58조8942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최초로 확산하기 시작한 올해 1월17일(69조806억원)과 비교하면 7개월 만에 10조1864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관광산업 TS-30은 △여행(하나투어·모두투어·참좋은여행 등) △호텔 및 면세(호텔신라·롯데지주·신세계·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카지노 관련(강원랜드·파라다이스·GKL) △항공 및 렌트카(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테마파크 관련(한국종합기술·이월드 등 관광 및 연관사업을 영위하는 상장사 30곳의 주가 동향 등을 분석한 자료다.
관광수입 17년 전으로 뒷걸음질
침체된 업황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결과다. 코로나19로 업종별, 업체별 최악의 실적쇼크가 이어지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하고 있어서다. 코로나 팬데믹 단계에 접어든 3월부터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는 96.8%,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는 97.3% 감소하는 등 여행수요가 '제로(0)'에 수렴하며 국내 관광수입은 2000년대 수준까지 뒷걸음질 쳤다.

한국관광공사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운영하는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관광수입은 11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1억1400만 달러를 벌어들인 2003년 2분기 이후 1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56억 달러를 벌어들인 지난해와 비교하면 무려 78.6%나 급감했다.

여행, 카지노, 호텔 등을 가리지 않고 모든 기업들의 실적이 곤두박칠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 2000억원의 매출을 냈던 여행 대장주 하나투어가 올해는 100억원도 채우지 못하고 무너졌고, 롯데관광개발과 세중은 상장사 매출 기준치를 채우지 못하며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되는 수모를 겪었다. '흑자 보증수표'로 불렸던 카지노 3사(강원랜드·GKL·파라다이스)의 2분기 합산 영업손실은 1804억원에 달한다.
연이은 폐업에 취업유발인원 12만명 '뚝'
/표=한국경제연구원
코로나 불황은 여행업계 종사자들의 고용한파까지 몰고 오기 시작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3~6월 방한 외국인이 급감하며 국내 관광산업 취업유발인원이 11만9000명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관광산업 전반에서 고용 구조조정이 임박했다. 여행업의 경우 대형 홀세일(도매) 여행사들도 버티지 못하고 유·무급휴직에 들어간 상황이다. 하나투어의 경우 6월 기준 직원 수가 작년 말보다 94명 줄었고, 노랑풍선과 모두투어도 각각 53명, 52명의 직원이 이탈했다. 1467명에 달했던 강원랜드 기간제 근로자도 144명으로 급감했다.

이 같은 고용한파는 겨울이 다가오며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00여개가 폐업했는데, 하반기에는 더욱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황이 회복될 기미가 없어서다. 이대로 가다간 여행업 생태계 자체가 붕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고용유지지원금 실효성 높여달라"
현재 관광업계가 반년 넘게 이어진 '개점휴업' 상태에서도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덕분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고용유지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산업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효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선 특별고용지원업종 기간을 '코로나19 위기 진정 시 까지'로 조건부 무기한 적용해,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고용유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형편을 살핀 보다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들린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한 영세 법인여행사 대표는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 대상 업종에서 여행업종 영세법인이 제외된 것을 두고 "보험이나 적금을 다깨어 버티고 있지만 일용직이나 배달일을 해도 지출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어려움을 파악해 주시고 꼭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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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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