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민주주의 무너뜨리는 팬덤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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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절대 밝히지 마세요.", "나는 참여한다고 말한 적 없어요."
팬덤정치는 시민의 정치 참여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정치 변화를 꿈꾸는 새 인물들은 문재인 팬덤에 사로잡힌 민주당에도, 과거와 단절하지 못한 국민의힘에도 참여하길 주저하고 있다.
배타적인 팬덤정치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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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절대 밝히지 마세요.”, “나는 참여한다고 말한 적 없어요.”
김 대표와 서 교수는 ‘조국 흑서’로 불리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저서의 공동저자로 과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조국 사태’를 계기로 지지를 철회했다. 두 사람 외에 자문단에 참여한 10여명의 인사들은 ‘비공개’를 전제로 합류를 결정했다. 야당을 지지한다는 부담과 그로 인한 비난, 더 나아가 ‘신상털기’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공개활동을 막는 큰 원인이었다.
‘정치인의 아이돌화’는 능동적인 팬을 만들었다. 문재인 대통령 출범 초기 ‘문꼴오소리’, ‘달빛기사단’ 등으로 불리던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아이돌을 응원하는 ‘팬덤 문화’를 정치권에 이식했다. 음원 사이트에서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반복해서 들어 순위를 올리듯이 문 대통령의 기사 링크를 공유, 좋아요 클릭·댓글 달기로 조회 수를 높였다. 아이돌 팬들의 공개 생일축하처럼 문 대통령의 생일에 지지자들이 내건 광고판이 지하철 역사에 걸리기도 했다. 팬덤정치는 시민의 정치 참여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팬덤정치가 배타주의로 흘러서는 곤란하다. 불행히도 문 대통령을 따르는 팬덤이 지난해 ‘조국 사태’를 계기로 그렇게 가고 있다. ‘노무현의 꿈, 문재인의 운명, 조국의 사명’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한 야당과 언론의 비판을 ‘검찰개혁’을 방해하는 공세로 간주했다. 조 전 장관 이후에 등장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감싸는 태도도 달라지지 않았다.
정치 변화를 꿈꾸는 새 인물들은 문재인 팬덤에 사로잡힌 민주당에도, 과거와 단절하지 못한 국민의힘에도 참여하길 주저하고 있다. 그 사이 팬덤에 편승한 이들이 여당에 수혈돼 정치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배타적인 팬덤정치가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창훈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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