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탈 국보급 고려석탑..'원형 훼손'에 '시멘트칠'까지

황현택 입력 2020. 7. 19. 21:28 수정 2020. 7. 1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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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몰래 반출된 우리 국보급 문화재 고려 석탑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5년 전 공사 때문에 해체됐다 최근 복원됐는데 원형은 일본풍으로 훼손됐고, 석탑 곳곳에 시멘트까지 발라놓은 것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울타리 너머로 공사가 한창입니다.

고려 시대 축조된 국보급 문화재, 이천오층석탑을 해체하는 작업입니다.

[오쿠라 문화재단 관계자/2015년 4월 : "오쿠라 박물관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정원의 탑들도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공사가 끝난 호텔 정원.

창고에 보관돼 있던 석탑도 5년 만에 다시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엉터리 복원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없던 석탑 상륜부가 갑자기 얹어진 겁니다.

국내에 있는 '이천 안흥사지 오층 석탑', '원주 영전사지 석탑' 등 같은 시대 석탑에는 없는 양식입니다.

[혜문/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 "연화(연꽃) 형으로 마감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본 석탑 형태로 상륜부를 장식한 것은 원형에서 많이 벗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오쿠라 측은 "반출 당시에 일본인 작가가 석탑의 완결성을 위해 임의로 제작한 것"이라며 "지하 수장고에 보관하던 상륜부를 다시 달았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석탑 몸돌을 비롯해 옥개석 곳곳의 이음새를 시멘트로 발라놨습니다.

시멘트는 석탑 표면이 하얗게 변해 부서지는 백화 현상과 풍화 작용을 촉진합니다.

이천 석탑은 이천 시민들이 10년 넘게 환수에 공을 들였던 석탑입니다.

하지만 오쿠라 측은 다른 문화재와의 교환을 요구하며 반환에 소극적입니다.

[이상구/석탑 환수추진위원회 상임위원장 : "오죽하면 '우리가 복원을 해주겠다'고 제의를 했는데 거기(오쿠라)서는 일언지하에 '안 된다'고 (거절했습니다.)"]

위원회 측은 이천 시민들의 성금으로 만든 '모형 석탑'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이문희

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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