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무 2인자 이용구, 알고보니 원전의혹 핵심 백운규 변호
이용구 법무부 차관 내정자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으로 고발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변호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원전 사건 핵심인물의 변호사를 법무부 2인자로 임명하는 것은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백 전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월성 1호기를 2년 반 더 가동하겠다고 보고한 원전 과장에게 “너 죽을래?”라고 말하며 ‘가동 중단’으로 보고서를 다시 쓰게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차관 내정자는 이날 현재까지 검찰에 사임계는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대전지검은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0월 감사원은 월성 1호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인 경제성에 대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내정자는 감사원 감사 단계부터 백 전 장관의 변호를 맡았다고 한다.
이후 국민의힘은 백 전 장관을 비롯해 월성 원전 조기 폐쇄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으로 일했던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사장 등 12명을 직권 남용·업무 방해 등 혐의로 대전지검에 고발했다. 대전지검은 백 전 장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며 수사 속도를 높여왔다.
검찰 내부에서는 비판이 거세다. 한 부장검사는 “윤 총장 직무배제의 배경으로까지 거론되는 원전 수사 핵심 피의자의 변호인을 다시 총장을 지휘·감독하는 법무부의 차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상식 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얼마나 급했으면 이해 충돌 문제도 확인되지 않은 인물을 차관으로 선임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 측은 4일 열리는 검사 징계위에서도 원전 수사 당위성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원전 수사 변호를 맡은 인물이 징계위원으로 참여하는 것 역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법무부 차관은 검사 징계위 당연직이기 때문이다. 윤 총장은 직무 복귀 이틀 만에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의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를 승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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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이용구 누구?
이 내정자는 박상기·조국·추미애 등 3명의 장관 아래서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일하면서 법무·검찰 개혁 주무를 이끌었다. 추 장관이 지명됐을 당시에는 인사청문회 준비단장도 도맡았다. 공수처법 통과 이후에는 공수처 출범 준비팀장도 지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중앙일보의 전화 및 문자메시지에 응답하지 않았다.
김수민·정유진·김민상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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