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깜짝 사의..지지율 추락에 '윤석열 저격수' 비판 감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깜짝' 사의를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2개월 정직' 징계가 확정된 직후다. '추미애는 윤석열 저격수 역할이었나'라는 비판도 감내하겠다는 뜻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에는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직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11월말 전후로 이미 형성돼 있었다. 윤 총장의 거취가 결정되면, 추 장관 퇴진 타이밍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윤 총장의 징계가 확정된 날에 추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는 시나리오는 강하게 거론되지 않았다. 추 장관이 '검찰개혁'을 앞세워 왔지만 결국 목표는 정권을 향한 수사를 지속하고 있는 윤 총장이 아니었냐는 비판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추 장관의 사의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오직 윤석열 죽이기를 위해 존재했던 역사상 최악의 법무부 장관이 사의표명을 했다"며 "오늘 사의 표명은 임무 완수를 마친 이의 당연한 퇴장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논평했다.
그럼에도 추 장관의 빠른 퇴진으로 기운 것은, 악화되는 민심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권 관계자는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징계가 결정된 직후 자신의 거취를 확정한다면, 그것은 아마 여론이 심각하게 악화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정 지지도는 40%를 밑돌기 시작한 지 오래다. 내년 4월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를 앞둔 여권 입장에서 반길만한 일이 아니다. 특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2022년 대선의 전초전 격으로 인식되고 있다. 부동산 문제와 함께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꼽혀온게 '추미애-윤석열 갈등'이었다.
특별한 지지율 상승동력도 없는 상태다. 코로나19(COVID-19) 방역은 확진자 1000명대에 달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자영업자 등의 여론은 최악이다. 전세대란은 그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으며, '공공임대주택으로 주거 사다리를 만들겠다'는 정부 정책은 오히려 반발만 산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특별한 외교 이벤트도 기대할 게 없다.
결국 '인사' 카드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실제 지지율 40% 마지노선이 무너졌을 때 문 대통령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깜짝' 교체했다. 부동산 여론의 반전을 노린, 전형적인 국면전환용 인사였다는 점에서 정부의 다급함이 읽혔었다.
그런데 김현미 장관 교체 이후 오히려 지지율 하락이 지속되며 '35%선'까지 위협받자 이번에는 추 장관이 '깜짝' 사임 의사를 밝혔다. 부동산과 '추미애-윤석열 갈등'이라는 국정 지지도 하락의 양대 축을 모두 '깜짝 인사'로 없애는 모양새다.
추 장관이 포함된 개각의 시기도 지지율에 달렸다는 말이 나온다. 일단 지금까지는 '내년 초'가 유력한 개각 시점이다. 하지만 국정 지지도 하락이 지속돼 35%선이라도 깨진다면, 개각의 시점을 앞으로 당길 수밖에 없다. 윤 총장이 자신의 징계안에 대한 법적대응을 시사했고 징계가 부당하다는 법조계 및 시민사회의 지적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기도 하다.
일단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이 '명예퇴진'임을 강조했다. 명분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련법이 국회와 국무회의에서 모두 통과된 것이다. 윤 총장 징계가 마무리돼서가 아니라, 검찰개혁을 완성됐기 때문에 추 장관이 떠나는 것이라고 힘을 줬다.
문 대통령은 "추미애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으면 공수처와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했다. 특별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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