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퇴근길.. "문재인!" "김정숙!" 연호속 43분간 아쉬운 석별

남궁창성 2022. 5. 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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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전임 대통령 되도록 도와달라"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2.5.9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9일 저녁 청와대 마지막 퇴근길은 박수의 길, 환호의 길, 아쉬움의 길이었다.

청와대 앞길에서 분수대 광장을 가득 메운 지지자와 시민들은 5년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퇴임하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감사의 박수, 변함 없는 응원의 환호, 석별의 정을 보냈다.

오후 6시 문 대통령의 퇴근을 앞두고 청와대 직원들은 오후 5시40분 본관부터 정문 입구까지 파란색과 흰색 풍선을 들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퇴근을 기다렸다.

여기저기에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적은 플래카드가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를 나선 뒤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후 5시53분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본관 앞에 정차한 차량에서 내리자 직원들은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를 연호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푸른색 넥타이를 했고 김정숙 여사는 흰색 투피스를 입었다.

청와대 직원들을 대표해 한 직원이 꽃다발을 선사하자 본관 앞에 있던 직원들이 다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를 연호했다.

문 대통령은 (박수치며 직원들을 향해) “고맙습니다.”라고 답례했고 청와대 직원들은 “건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방정균 시민사회수석실 직원들은 “문재인! 문재인! 문재인!”을 외쳤고 다시 문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고맙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 환호하는 직원들에게 “네, 잘 살게요.”라고 말했고 일부 직원들은 문 대통령과 나란히 걷는 김정숙 여사를 향해 “유쾌한 정숙씨!”를 외치며 성원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를 연호하며 울먹이는 한 여성 직원에게 다가가 등을 다독였다.

두 내외의 발걸음은 직원들의 환호와, 이에 대한 답례가 이어지며 더뎠다.

청와대 본관부터 정문까지 서 있는 직원들 사이에서 “문재인! 문재인!” 등 연호가 이어졌고 여기저기 ‘성공한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은 플래카드들이 보였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본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최고의 대통령 님은 저의 영광이었습니다’, ‘최고의 1826일’이라고 적힌 플래카드 들고 있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했다.

김정숙 여사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오후 6시 이철희 정무수석실 직원들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환호했고, 잠깐 틈을 내 문 대통령 내외와 사진 촬영을 했다.

6시3분 문 대통령 내외가 청와대 정문 앞에 도착해 경호처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경호처 직원들은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 내외에게 거수경례를 올렸다.

6시4분 문 대통령 내외가 정문을 나오자 직원들은 다시 “고생하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했다.

6시6분 청와대 본관과 마주한 경복궁 북문인 신무문 앞에는 환송인파로 인사인해를 이뤄 발디딜 틈이 없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도종환(청주 흥덕구) 의원이 인파에 섞여 애틋한 눈길로 문 대통령 내외의 마지막 퇴근을 응시하고 있었다.

6시7분 정문을 나선 문 대통령 내외에게 청와대 인근 주민 대표가 꽃다발을 선물했다. 이들은 시각장애인 모녀였다. 2020년 김정숙 여사가 맹학교를 방문했을 때 딸이 고교 3학년생이었고 이후 명지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김 여사의 격려와 응원이 힘이 됐다고 한다. 모녀가 문 대통령 내외에게 꼭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해 문 대통령 내외에게 이날 꽃다발이 전달됐다.

6시10분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도로에서 손을 건네는 시민들과 연이어 악수를 하며 청와대 분수대 광장쪽으로 내려왔다. 시민들이 “문재인! 문재인!”을 연호했다.

6시24분 청와대 사랑채 앞 광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이 환송 인파 속에 섞여 있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서울 구로을) 의원을 발견하고 먼저 악수를 청했다. 그는 문재인 청와대에서 2018년7월부터 1년 반 동안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냈다.

옆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이 나란히 서서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오후 6시25분 문 대통령은 다시 시민들과 악수를 나눈뒤 6시28분 사랑채 앞 광장에 마련된 연단에 올랐다. 연단에 오르기 전 물을 마시고 땀에 적은 안경을 닦았다. 이어 연단에 오른 김정숙 여사와 문 대통령은 손을 흔들며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청와대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2.5.9 [청와대 제공]

오후 6시30분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문 대통령에게 마이크를 전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환호 및 박수) 다시 출마할까요? (시민들, “네”) 오늘 저는 업무가 끝나는 6시에 정시 퇴근을 했습니다. (환호 및 박수)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 첫 퇴근인데 동시에 마지막 퇴근이 되었습니다. 하루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아니라 5년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정말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서 정말 홀가분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 주니 저는 정말 행복합니다. 앞으로 제 아내와 ‘전임 대통령으로서 정말 보기 좋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잘 살아보겠습니다.“

얼굴에 잠깐 웃음과 긴장이 스쳐갔다.

문 대통령이 다시 인사말을 이어갔다.

“여러분 덕분에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또 여러분 덕분에 임기 중에 여러 차례 위기들이 있었지만 잘 극복할 수 있었고 위기 속에서 오히려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우리는 선진국이 되었고 선도국가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환호 및 박수) 전적으로 우리 국민들 덕분입니다. 어려움을 함께해 주신, 위기를 넘을 수 있도록 해 주신 우리 국민들께 진심으로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박수) 오늘로서 청와대 대통령 시대가 끝납니다. 특히 효자동, 청운동, 신교동, 부암동, 북촌, 삼청동 인근 지역의 주민들께 특별히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박수) 아마 대통령이 있는 대한민국의 심장이라는 그런 긍지와 보람을 가졌었을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교통통제 때문에, 그리고 또 집회시위의 소음 때문에 불편이 많으셨을 것입니다. 역대 대통령들을 대표해서 특별히 인근 지역 주민들께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박수) 제가 처음 취임한 직후에 청와대 녹지원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고 인근 지역 주민들을 모셔서 전입 신고를 했습니다. 오늘 이렇게 떠나는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청와대 대통령 시대가 끝나면 우리 인근 지역 주민들의 삶이 더 행복해지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여러분,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 (시민들, “네”) 감사합니다.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시민들, “네”) (박수) 감사합니다. 제 아내 인사말도 한번 들을까요? (시민들, “네”) 김정숙.“

시민들이 “김정숙, 김정숙”을 연호했다.

김정숙 여사가 손사래 치다 마이크를 잡았다.

“고맙습니다. (환호 및 박수) 감사합니다. 대통령님과 함께 마음 졸이며 우리나라의 발전과 세계 속에서 우뚝 서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시는 여러분들이 함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가정에 평화와 어린아이들이 정말로 행복하고 미래를 뛰어놀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는 그런 나라를 위해서 여러분 노력해 주세요. 저도 양산에 가서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수)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를 지나며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시 문 대통령의 마지막 인사말이 이어졌다.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사랑합니다. (박수)”

사회자의 안내로 어린이 2명이 연단에 올라 문 대통령에게 케이크, 김정숙 여사에게 꽃다발 전달하며 감사 인사를 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어린이들과 함께 기념 촬영후 고맙다고 인사했다.

오후 6시38분. 이제 정말 떠나야 할 시간이 됐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환호하고 손을 건네는 인파와 일일이 눈인사와 악수를 나누며 차량으로 이동했다. 100m 길이 더디다. 석별의 순간이 영원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오후 6시43분. 문 대통령 내외를 태운 차량이 서서히 움직이며 청와대, 북악산과 멀어지고 있었다.

주인공은 떠났지만 움직일 줄 모르는 환송 시민들이 멀어져 가는 차량을 향해 손과 파란색 풍선을 흔들며 문 대통령 내외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잘 가세요.” 그리고 “부디, 안녕하세요.”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남궁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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