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생수를 사다 먹어?"..텀블러만 있으면 물이 공짜인 세상 [지구, 뭐래?]

입력 2022. 6.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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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캠페인 ‘세계 리필의 날(World Refill Day)’을 고안한 영국 환경단체 ‘시티 투 시(City to Sea)’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나탈리 피(Natalie Fee)가 리필 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모바일앱 ‘리필’을 소개하고 있다. [시티 투 시(City to Sea) 제공]

[헤럴드경제=김상수·최준선 기자] “제가 꿈꾸는 건 가히 혁명적인 수준으로 리필 문화가 확산하는 거예요. 리필 캠페인이란 거대한 세계 운동이 한국에서도 실현되길 바랍니다.”

국제캠페인 ‘세계 리필의 날(World Refill Day)’을 고안한 영국 환경단체 ‘시티 투 시(City to Sea)’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나탈리 피(Natalie Fee)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세계 리필의 날(6월 16일)은 시민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대신 내용물을 리필하고 용기를 재사용하도록 독려하는 캠페인이다. 지난해의 경우 전 세계 77개국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 바 있다. 올해에도 80여개국 시민이 참여하는 등 매년 전 세계 관심이 쏠린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를 비롯해 다양한 시민단체, 기업들도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나탈리는 “인간 건강에서부터 동물 서식지 감소까지, 기후 변화부터 인권 침해까지 플라스틱 오염의 폐해를 이젠 전 세계 사람들이 깨닫고 있다”며 “현재 플라스틱 산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기업과 지역사회, 정부도 대안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가장 쉽게 거론되는 대안은 물론 재활용이다. 하지만 재활용만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나탈리는 단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생산된 플라스틱의 9%만이 재활용됐다”며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여야만 해결할 수 있다. 리필과 재사용 문화를 일반화시켜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문화를 리필 및 재사용 문화로 대체하려는 노력은 전 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나탈리는 그 예로 프랑스와 코카콜라를 언급했다. 프랑스는 올해부터 슈퍼마켓 공간의 20%를 리필이나 소비자가 휴대한 용기에 판매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라는 내용의 규제를 시작했다. 코카콜라는 오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를 25%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초국적 유통기업들도 리필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나탈리는 “여론(The tides)이 변하고 있다. 플라스틱 산업이 이를 막을 순 없다”며 “세계 리필의 날은 변화를 향한 열망이자 변화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환경단체 ‘시티 투 시(City to Sea)’가 개발한 앱 ‘리필’을 이용하면 사용자 주변의 리필 스테이션 및 다회용기 포장 매장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시티 투 시(City to Sea) 제공]

나탈리가 고안한 리필 캠페인 중심엔 모바일 앱이 있다. 앱을 통해 식수를 리필할 수 있는 장소나 다회용기에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다회용기를 통해 제품을 구입할 때 제공되는 할인 혜택 등도 소개된다.

나탈리는 “리필 캠페인의 아이디어는 정말 간단하다. 사람들이 밖에 나갔을 때 물병을 리필할 수 있는 장소를 안내함으로써 일회용 플라스틱병을 살 필요가 없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페인은 영국 전역에 이어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 현재 리필 앱은 9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누적 다운로드수가 34만회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리필 앱을 통해 안내된 공공 음수대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헝가리, 호주 등 20여개 국가 내 15만개소에 달한다. 앱 이용자의 30% 이상이 영국 외 지역 거주자다. ‘시티 투 시’는 향후 기업 파트너들과 협력해 글로벌 주요 도시 내 무료 음수대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리필 앱 이용이 가능하다. 아직 영어 기반이고 참여 기업도 적지만, 국내 최초 리필 스테이션인 ‘알맹상점’이 앱 상 지도에 표기돼 있다. 무료 급수가 가능한 70여개 공공 음수대의 위치도 확인 가능하다. 나탈리는 “한국에서도 리필 앱이 성장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캠페인을 활용하려는 한국의 많은 단체와 얘기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전했다.

영국 환경단체 ‘시티 투 시(City to Sea)’가 진행하고 있는 ‘세계 리필의 날(World Refill Day)’ 캠페인 로고 [시티 투 시(City to Sea) 제공]

세계 리필의 날에는 리필 앱을 비롯,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참여와 관심이 늘고 있다. 나탈리는 “지난해 행사의 경우 전 세계 77개국의 시민들이 사회적관계망(SNS)에 ‘#World Refill Day’ 해시태그를 달아 공유했다”며 “올해 역시 더 많은 개인, 기업, 정부가 리필과 재사용이라는 공동의 야망을 중심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더 많은 국가, 기업, 개인이 리필 캠페인이 참여하고 앱을 활용하기를 바란다”며 “특히 4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플라스틱 오염자로 선정된 코카콜라처럼 플라스틱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들이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human@heraldcorp.co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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