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도 서러운데.."沈, 尹 당선에 한몫" 연쇄 탈당 조짐

김효성 2022. 3. 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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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0일 선대위 해단식에서 고개를 떨궜다. 자신의 두번째 대선 본선 도전에서 2.37%(80만3358표)의 득표라는 초라한 성적을 올리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심 의원은 “저조한 성적표는 양당 정치의 벽을 끝내 넘어서지 못한 1세대 진보정치의 한계이자, 바로 저 심상정의 책임”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못다 한 저의 책임은 앞으로 백의종군하면서 두고두고 갚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2.37%는 심 의원의 19대 대선 득표율 6.17%의 3분의 1 수준이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의 득표율(0.83%)과 불과 1.54%포인트 차이다. 2000년 이후 진보정당 대선 후보의 최저득표율이기도 했다. 이전까지 최저치는 17대 대선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얻은 3.01%였다.

저조한 성적표에 정치권 일각에선 심 의원이 의원직 사퇴나 정계은퇴를 선언할 거란 전망도 나왔지만 이날 그런 말은 없었다. 정의당 핵심 인사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심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한 건 대표 등 주요 직책을 더는 맡지 않겠다는 의미다. 1석이 아쉬운 진보정당의 중진이 의원직을 내놓는 건 오히려 무책임한 선택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 의원은 정의당 안팎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표차가 24만7077표에 그치면서 심 의원의 완주가 이 후보의 패인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친여(親與)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심 의원이 윤 당선인이 선거에 이기는데 한몫했다” “심 의원은 진보진영에 도움이 안 되는 인물”이라는 비판글이 여럿 올라왔다. 정의당 당원게시판에도 “정의당이 진보정당 설립 이후로 가장 큰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라는 등의 냉소적 반응과 함께 탈당을 시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대 대선 방송토론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오른쪽)가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심 의원을 옹호하는 쪽에선 선거 초반부터 양강구도가 형성된데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빠지면서 표의 양극화에 가속력이 붙어 심 의원이 득표율을 높이는 데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원한 정의당 관계자는 “정의당 핵심 지지층이던 2030여성들이 윤 당선인을 견제하기 위해 이 후보를 택한 경우가 많았다”며 “정의당도 ‘이대남’(20대 남성)을 의식해 우왕좌왕하는 통에 여성표를 붙잡지 못한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컨설팅의 이상일 소장은 “비호감 대선에서 정의당에겐 오히려 진보 어젠다를 앞세워 선전할 공간도 없지 않았다”며 “기회를 득표로 연결시키지 못한 데는 정의당과 심 후보의 책임이 크다”고 평가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이대로라면 정의당은 지방선거에서도 설 자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음 총선을 바라보며 선명한 이념정당으로 재정비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효성·남수현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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