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서 장애인 추락사..전장연 "인재, 사과하라"(종합)

강주리 입력 2022. 4. 7. 22:01 수정 2022. 4. 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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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엘리베이터를 두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휠체어가 뒤집히면서 굴러떨어져 숨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 사고 현장을 찾아 "이 죽음은 인재(人災)"라면서 "지하철 운영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들은 엘리베이터 타기가 힘들거나 많이 밀려 있으면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게 빠를 수 있다"면서 "오세훈 시장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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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서 휠체어 뒤집혀
엘리베이터 사용 안한 이유 조사 중
25m 거리에 장애인 엘리베이터 정상 작동
전장연 “오세훈 책임 인정하고 사과해야”
市, 에스컬레이터 앞에 차단봉 설치키로

에스컬레이터 이미지. 연합뉴스
휠체어 사고 현장 찾은 박경석 전장연 대표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가 7일 오후 전동휠체어 사고가 발생한 서울 강서구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을 찾아 사고 발생 에스컬레이터를 바라보며 통화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 55분경 전동휠체어에 탑승한 채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던 50대 남성이 뒤로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2022.4.7 연합뉴스

지하철 9호선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엘리베이터를 두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휠체어가 뒤집히면서 굴러떨어져 숨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 사고 현장을 찾아 “이 죽음은 인재(人災)”라면서 “지하철 운영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휠체어 탄 채로 에스컬레이터 올라
“엘베 사람 많으면 이용할 수 있어”

7일 소방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5분쯤 전동휠체어에 탄 A(59)씨는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마곡나루역 방향으로 가는 열차에서 내린 뒤 휠체어에 탑승한 채로 에스컬레이터에 올라섰다.

휠체어는 에스컬레이터의 가파른 경사로 인해 전도됐고, 떨어진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당시 A씨가 내린 곳을 기준으로 약 25m 거리에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가 정상 작동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A씨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전 다른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엘리베이터를 지나쳐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엘리베이터를 놔두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6시쯤 사고 현장을 찾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인재’라고 규정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들은 엘리베이터 타기가 힘들거나 많이 밀려 있으면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게 빠를 수 있다”면서 “오세훈 시장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휠체어 사고 현장 찾은 박경석 전장연 대표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가 7일 오후 전동휠체어 사고가 발생한 서울 강서구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취재진에게 사고가 난 휠체어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낮 12시 55분경 전동휠체어에 탑승한 채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던 50대 남성이 뒤로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2022.4.7 연합뉴스
- 서울 지하철 충무로역에 있는 엘리베이터 모습.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서울교통공사 제공

전장연, 유족에 “사고, 개인 잘못 아냐” 

박 대표와 전장연 관계자들은 A씨 빈소를 찾아가 유족에게 “사고가 개인 잘못이 아니라는 걸 인식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천향교역은 2009년 개통됐으며 서울교통공사가 아니라 민간사업자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운영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역은 엘리베이터를 비롯한 장애인 편의시설을 규정에 맞게 갖추고 있다.

다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즉각 9호선 모든 역사의 에스컬레이터 앞에 휠체어 진입을 막을 수 있도록 차단봉을 설치하기로 했다. 차단봉 설치는 현재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권장 사항이다.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완만한 경사를 오르다가 뒤로 넘어지며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민주 의원들 ‘휠체어 출근 챌린지’ 동참
이준석 “평소 지하철부터 이용하시라” 

한편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들은 이동권을 비롯한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며 출퇴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여왔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시민을 볼모로 삼은 투쟁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6일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척수장애인인 최혜영 의원이 지난달 31일 의원총회에서 제안에 따라 출근길 휠체어 타기에 동참했다. 

고민정 김주영 김태년 박홍근 신현영 유정주 이동주 이수진(비례) 이용빈 전용기 진성준 최강욱 등 민주당 의원들은 페이스북에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타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을 공유했다. 게시글에는 ‘휠체어이용지하철출근’, ‘장애인권리보장’, ‘이동권보장’ 등 해시태그(#)가 하나같이 달렸다.

지하철 삭발식 현장 - 지난 3월 31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연 ‘제2차 삭발 투쟁 결의식’에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삭발을 하고 있다. 2022.3.31 연합뉴스
- 오늘(6일) 휠체어를 타고 출근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왼), 고민정 의원(오) . 2022.4.6 SNS캡처

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변역에서 국회의사당역까지 휠체어로 출근했다”면서 “겨우 딱 하루 휠체어를 몰았는데도 두 팔이 욱신거린다”며 이동과정에서 불편했던 점들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장애인 체험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 출근하는 고민정 국민의힘 의원의 사진을 공유한 뒤 “휠체어로 지하철 타는 체험을 하기 전에 평소에 지하철을 자주 이용해보는 게 우선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국회의원들에게 제공되는 쾌적한 관용차 대신 출퇴근길 시민들이 분초를 다투며 타고 이동해 ‘지옥철’로 불리는 출퇴근길 지하철을 시민과 같이 평소에도 출퇴근을 해보라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애인 개인예산제 도입 방안과 과제’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2.4.4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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