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히틀러와 같은 운명" 러 때리며 英 차기 총리로 떠오른 남자

장민석 기자 입력 2022. 5. 27. 22:06 수정 2022. 5. 28.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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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UP]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 /로이터 뉴스1

벤 월러스(52) 영국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한 러시아에 맞서 영국의 강력한 국방·안보 정책을 이끌면서 영국 정계에서 크게 주목받는 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향후 그가 현 보리스 존슨 총리에 이어 차기 총리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월러스 장관은 25일(현지 시각) 러시아를 향해 “옳은 일을 하라”고 말했다. 그는 서방국가가 경제 제재를 풀 경우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구의 봉쇄를 해제하겠다는 러시아 입장에 대해 “그들은 우크라이나 곡물을 훔칠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러시아 전승 기념일이었던 지난 9일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나치의 폭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푸틴은 결국 히틀러와 같은 운명을 맞을 것”이라고도 했다.

영국은 월러스 장관을 중심으로 서방 진영 ‘반(反)러시아 연대’ 중에서도 선봉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그는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등 유럽 어느 국가라도 우크라이나에 구소련제 전투기를 제공한다면 해당 국가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이 확전을 우려해 전투기 지원을 머뭇거리는 상황에서 먼저 나선 것이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은 늘 어떻게 푸틴을 억제하고 유럽 안전을 지킬지 생각해야 한다”며 “나는 냉전을 생생히 기억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런던에서 태어난 월러스 장관은 왕실 근위기병대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군인이 됐다. 9년간 스코틀랜드 근위연대 장교로 복무한 그는 북아일랜드에 급파돼 영국군을 폭격하려 했던 무장 단체 IRA(북아일랜드공화국군)를 붙잡는 전공을 세우며 ‘캡틴 판타스틱’이란 별명을 얻었다.

군에서 전역한 월러스 장관은 지난 1999년 스코틀랜드 총선에서 보수당 후보로 승리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5년 하원의원에 당선, 본토로 정치 무대를 옮긴 그는 2019년 절친 사이인 존슨 총리의 지명을 받아 국방장관이 됐다. 최근엔 내각 서열 1·2위인 총리와 재무장관보다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주간지 더위크는 최근 “존슨 총리와 리시 수낙 재무장관이 스캔들에 휘말린 사이 월러스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단호한 대처에 힘입어 새로운 차기 총리 후보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때 방역 수칙을 어기고 각종 파티에 참석한 존슨 총리는 이른바 ‘파티 게이트’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활기차고 세련된 이미지로 폭넓은 지지를 얻었던 수낙 재무장관도 인도 국적의 재벌 아내가 영국에서 올린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은 사실이 불거지며 인기가 급락했다.

영국 데일리익스프레스는 지난 7일 설문조사를 통해 ‘누가 보수당을 이끌 경우 2024년 총선에서 보수당 후보에 표를 던지겠느냐’를 물었다. 조사 결과 지난 2019년 총선에서 보수당을 지지한 이들 중 24%가 월러스 장관을 꼽았고,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19%) 등이 뒤를 이었다.

더 타임스는 “월러스 장관이 솔직하고 담백한 성격으로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대머리 아저씨”라며 “난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국방장관 임무에 충실하고 싶다. 총리가 바뀌는 것엔 아무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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