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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우리가 뽑았다" 품은 윤석열..두사람 끌어안았다

성지원 입력 2022. 01. 06. 19:58 수정 2022. 01. 07.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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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의 퇴진 문제를 놓고 극한 내홍을 겪었던 국민의힘이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밤 의원총회에 전격 참석해 “모두 잊자. 모두 힘을 합해 승리로 이끌자”고 외치면서다.

윤 후보는 이날 의총장에 도착해 “죄송하다. 모든 게 제 탓”이라며 “의원님들,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대표도 본인 입장 설명한 걸로 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각자 미흡한 점이 있을 것이다. (각자) 선거 승리 대의를 위해서잖나. 오해했는지 여부는 다 잊어버리자”며 “이준석 대표, 우리가 뽑았잖나. 모두 힘을 합쳐서 승리로 이끌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제가) 세 번째 도망가면 당 대표 사퇴하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한 직후였다. 윤 후보의 발언을 들은 의원들은 모두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두 사람은 의원들 앞에서 마스크 속으로 미소를 보이며 포옹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후보의 전격적인 ‘이준석 끌어안기’ 전까지 이 대표는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었다. 대선을 62일 앞둔 상황에서 윤석열 후보와 극한의 갈등을 빚은 끝에 소속 국회의원들이 집단적으로 퇴진을 요구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정권교체 선봉장’을 자임하며 지난해 6월 ‘30대 0선 대표’라는 신기록을 썼던 이 대표는 취임 7개월 만에 “해당행위자”라는 불명예를 안게 될 위기에 놓였던 것이다.

6일 오전 10시 긴급 개최된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선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의원들로부터 “윤석열! 윤석열!”연호를 받고 입장한 윤 후보가 “모두가 제가 부족한 탓이다. 더 절박하게 뛰겠다. 의원님들께서도 많이 도와달라”고 말하곤 의총장을 떠난 직후다. 의원들과의 토론을 공개할지 여부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던 이 대표는 의총 개최 7시간여 뒤인 오후 5시 20분쯤 의총장에 들어와 “지금까지 모든 혼란에 대해 당 대표에게 서운한 점이 있다면 저에게 많은 질책을 가해달라”며 사과하면서 대표직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원고 없이 빈 손으로 연단에 선 이 대표는 28분간 연설을 통해 “의원들이 이준석의 복귀를 명령하시면 지정한 어떤 직위에도 복귀하겠다”면서도 “그 방식으로는 젊은 지지층을 같이 가져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스스로의 책임이 제일 크다. 만약 제 생각이 틀렸다면 이 자리에서 책임을 방기한 것에 대해 사과하겠다”며 “하지만 거꾸로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지난 2주간 ‘이준석 대책위원회’라고 제가 조소적으로 표현한 그 활동 또한 옳은 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이 선거운동을 도울지 여부를 윤 후보의 이날 일정을 통해 확인하겠다는 취지에서 ‘연습문제를 풀게 했다’는 표현을 했다가 논란을 빚은 데 대해선 머리를 숙였다. 그는 “우리 후보는 정치 신인이기 때문에 국민에게 가장 낮은 자세로 갈 수 있도록 지하철 인사를 좀 해보자라는 제안을 여섯 번했다”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제가 마케팅 용어를 쓴 것이다. 그 표현이 불편하셨다면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 발언 뒤 비공개로 전환되자 의원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김정재 의원은 “우리가 한발 한발 어렵게 쌓은 게 다시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라며 “이 대표가 당연히 ‘내 책임이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2030은 이준석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재인 정부에 배신을 당하고 부동산·일자리 정책에 희망을 잃은 것”이라며 “정치화된 2030은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점식 의원은 “이 대표의 말과 행동은 해당행위였다”며 “제발 내부를 향한 총질 대신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향해 매서운 말을 쏟아내 달라”고 했다. 임이자 의원은 “이 대표가 선거가 끝날 때까지 페이스북과 방송을 자제하라. 진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 선거를 훌륭하게 치러내자”고 제안했다.


"정신감정 받아야" 이준석 성토장 된 野의총


이 대표가 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직접 설명을 하기 전까지 분위기는 훨씬 더 험악했다. ‘연습문제’ 발언에 이어 이날 이 대표가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의 임명을 반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내 불만이 증폭됐다. 전날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하며 재출발 의지를 다진 윤 후보의 진정성을 이 대표가 하루도 안 돼 퇴색시킨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회의에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사무총장을 겸직하도록 하고, 전략기획부총장에 이철규 전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선임했다. 정책본부장엔 원희룡 전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을 인선했다. 윤 후보가 인선을 하기에 앞서 진행된 회의에서 이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다르게 행동할 수 있겠느냐의 문제”라며 이철규 부총장 인선을 강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무우선권을 가진 윤 후보는 자신의 인선안을 관철시켰다. 당내에선 단순 신경전을 넘어서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5곳의 재·보궐선거와 대선 직후 치러지는 6월 지방선거 공천권을 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시작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일이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된 뒤 오전 10시에 진행된 의원총회는 이 대표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 “이 대표 사퇴 결의를 논의해 보자”는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된 난상토론에선 이 대표를 겨냥한 원색 비난이 줄을 이었다. 송석준 의원은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찌질한 대표” “‘조어준(조국+김어준)’은 요설을 그만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단상에 오른 한 중진의원은 “이 대표의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퇴 결의를 찬반 투표를 통해 결정하자는 태영호 의원의 주장에 따라 의총장에 한때 투표함이 들어오기도 했다.

“국민들이 우릴 어떻게 보겠냐”며 하태경·박대출·성일종 의원 등이 중재 노력에 나섰으나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들을 압도했다. 송언석 의원은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언급하며 “이 대표가 당 대표 직위에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 공정은 지위고하 막론하고 같은 잣대”라고 말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의 갈등국면을 적극적으로 중재해 온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은 달랐다. 그는 “제가 ‘이핵관(이준석 핵심관계자)’까지 되면서 어떻게든 잘 봉합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이젠 더 이상 이 대표의 언행에 대해 도저히 감쌀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의총에서 자기 의사를 밝히는 게 중요하다. 의원님들 모든 일정을 취소하라. 죽이되든 받이되든 오늘 다 결론을 내자”고 덧붙였다.

김기정·박태인·성지원기자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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