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시각] 주택시장이 원하는 실용주의

입력 2022. 5. 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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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을 앞세운 정책으로는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없습니다. 정책은 철저히 실용에 바탕을 두어야 합니다."

실용주의는 이념적 지향이 없다는 점에서 지지하는 사람이 많지만 같은 이유로 비판하는 사람도 많다.

원희룡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실용주의에 대해 "현장을 더 그대로 보고 듣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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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을 앞세운 정책으로는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없습니다. 정책은 철저히 실용에 바탕을 두어야 합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취임사에서 ‘실용’을 강조하였다. 앞선 문재인 정부는 이념을 앞세웠다고 비판하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과제 선정과 관련하여 “가장 중시하여야 하는 것은 실용주의이고, 국민의 이익”이라고 말하였던 것과 코드를 같이한다.

이미 보았다는 느낌의 ‘데자뷔’를 체험한 건 나뿐일까. 과거 이명박 정부 때 실용을 강조했던 상황 말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할 때부터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당시 직전 노무현 정부를 ‘이념 과잉’이라고 비판하면서 ‘창조적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결과는 우리 모두 아는 바다. 집값은 확실히 잡혔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효과가 컸다. 온갖 규제를 다 풀었지만 주택시장 침체는 생각보다 지속됐다.

여러모로 글로벌 경제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금 상황과 비슷하다. 현재 집값 상승세는 경제 상황이나 주택시장 사이클을 고려하여 짧게는 1~2년, 길게 봐도 2~3년 정도 이내에 정점을 찍고 하락기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용주의는 이념적 지향이 없다는 점에서 지지하는 사람이 많지만 같은 이유로 비판하는 사람도 많다. ‘필요하다면 어떠한 것이든 가져다 쓴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 시장을 굉장히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예컨대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면서 재건축 대상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이나 1기 신도시의 집값 안정을 노린다는 것은 시장에서는 앞뒤가 안 맞는다. 둘 다 이루겠다고 하면서 국민 눈치만 보다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할 수 있다.

“실용주의는 도덕성이 결여된 인물이 추구할 경우 ‘내 마음대로 할 거야’가 될 수 있다” “실용주의가 목적을 상실하면 방향타를 잃은 채 망망대해로 치달리는 함선이 된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던 시기에 한 학술회의에서 교수들이 언급하였던 ‘실용주의 정부’에 대한 평가다.

실용주의를 표방한 윤석열 정부도 집권 기간 내내 염두에 둬야 할 조언이 아닐까 싶다.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 실용주의를 내세우는 건 환영할 만하다. 주택 문제는 이념으로 접근할 대상이 아니다. 아무리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라고 강조하여 보았자 그건 그저 말장난일 뿐이란 것을 온 국민은 다 알고 있다. 누구든 자기만의 집을 가지고 싶고 이왕이면 오를 만한 집을 원한다. 집값이 오를 상황이면 어떻게든 사려고 하고, 떨어지는 시기엔 아무리 돈을 많이 빌려준다고 하여도 사지 않는다.

원희룡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실용주의에 대해 “현장을 더 그대로 보고 듣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하였다. “워낙 복잡하고 의도대로 되지 않으니 현장에 실제 적용되는 실용, 실사구시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실용주의는 뭐든 정답을 정해 놓고 접근하기보다는 순간순간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럴 때 중요한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그래서 제대로 된 실용주의자는 부지런해야 한다. 윤 정부의 실용주의가 방향타를 잃지 않고 성공하기를 바란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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