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직후 성인물 웹사이트 '폰허브' 접속이 허용됐다는데..

최훈민 기자 2022. 5. 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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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이래 주요 성인물 웹사이트를 접속하면 이와 같은 안내문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를 강조한 취임사와 함께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직후, 일부 유·무선 인터넷 회선에서는 세계 최대 성인물 웹사이트 ‘폰허브’가 접속되기 시작했다. 폰허브는 2019년 2월 이후 국내에선 접속이 불가능한 사이트였다. 남성이 주로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선 ‘윤카(윤석열 각하)의 자유뽕에 취한다”는 식의 반응이 나왔지만, 확인 결과 정부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들은 성인물 웹사이트 접속이 가능해진 원인 파악에 나섰다.

11일 조선닷컴 취재 결과 이날 오전부터 일부 회선에선 폰허브를 비롯 몇몇 성인물 웹사이트가 문 전 대통령 임기 전과 같이 자유롭게 접속되기 시작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유선 인터넷망 이용자 대부분은 성인물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었고, 무선의 경우 일부 통신사 회선 이용자들 상당수가 성인물 웹사이트 접근이 가능했다. 문 전 대통령 임기 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경찰청 로고가 뜨며 ‘불법·유해 정보(사이트)에 대한 차단 안내’가 나왔었다.

폰허브 등 유명 성인물 웹사이트는 2019년 2월 이래 한국에선 접속이 불가능했다. 정부가 당시 도박과 성인물 웹사이트 895곳의 접속을 차단하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국내 이용자들이 접속하지 못하도록 조치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여성가족부는 “음란물 사이트 같은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법과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심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나친 개인의 자유 침해라며 청와대 청원이 올라와 20만명 이상이 이에 서명하는가 하면 야외 시위까지 일었다. 더군다나 집권 전 누구 보다 인터넷 자유를 외쳤던 문 전 대통령 재임 때라 저항은 더욱 거셌다. 2012년 10월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 전 대통령은 판교 테크노밸리센터에 방문해 “이명박 정부 동안 우리나라는 ‘인터넷 검열국가’라는 오명을 썼다. 5년 전만 해도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비판하던 한국이 지금은 동급이 됐다. 인터넷 세상에서만 보면 이명박 정부는 독재정권”이라며 “네트워크 세상은 기본적으로 자율적이어야 한다. 이를 공권력으로 통제해선 안 된다. 반드시 대한민국을 인터넷 자유 국가로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었다. 또 몇 번의 간단한 조작이면 우회해서 접속할 수 있었기에, 의미 없는 규제라는 의견도 드셌다.

이날 우회 없이 급작스레 성인물 웹사이트 접속이 가능해진 이 상황을 두고 ‘윤 정부가 성인물 웹사이트가 접속되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들은 “원래 우리가 규제 대상 웹사이트를 경찰과 공유하며 접속이 차단되는 것인데, 별다른 업데이트를 한 바 없다”고 했다. 통신사 측에서는 “우리 쪽에서도 따로 조치한 게 없다. 원인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라 접속이 풀린 게 아니었지만 여론은 양갈래로 나뉘어 뜨겁게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미친 것 같다” “국격이 살살 녹는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반면, 남성이 주를 이루는 커뮤니티에서는 “애초 성인이 성인물 웹사이트에 들어가는 걸 막는 게 이상한 것” “자유에 취한다” “다들 우회해서 쓰고 있기에 의미 없는 규제였지만, 담당 공무원 추가로 뽑는다는 소리 안 들어도 되니 좋네”라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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