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자 묻을 땅 부족" 우크라, 흙만 덮은 임시무덤 늘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80일이 지났습니다. 이제 우크라이나엔 전사자를 묻을 땅조차 부족한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에 나가 있는 저희 취재진을 연결합니다.
홍지용 기자! 뒤로 넓은 공터에 무덤들이 보이는데, 전사자들이 묻혀 있는 곳인가요?
[기자]
네, 저는 르비우의 리차키브 공동묘지 앞에 나와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공동묘지가 보시다시피 자리가 가득 차서 묘지 바깥에 공원까지 무덤이 자리 잡았습니다.
우크라이나 군인 30명의 시신이 흙으로만 덮인 채 임시 무덤에 잠들어 있고, 조금 전 3명의 시신이 더 도착해서 매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사자 중에는 스무살 밖에 안된 2002년생도 있었습니다.
[앵커]
지금도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동부와 남부에서 전사자가 계속 늘고 있을 텐데요. 그 수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달 군인 전사자가 약 3000명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포로가 되거나 실종된 경우까지 합치면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전사자들을 추모하러 온 시민들의 이야기도 들어봤습니까?
[기자]
네, 저희는 하루 동안 여러 추모객을 만나봤습니다.
특히 하나뿐인 손자의 죽음을 애도하며 자리를 떠나지 못한 할머니도 있었는데요.
인터뷰를 리포트로 준비했습니다.
르비우에서 반평생을 산 할머니 올라 씨는 손자 알렉산더의 마지막 모습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올라 / 우크라이나군 전사자 유족 : 손자 알렉산더가 떠나면서 모두에게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할머니, 울면 전화 안 할 거예요'라고 제게 말했습니다.]
알렉산더는 공수부대 출신으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자 다시 전선에 보내졌습니다.
[올라 / 우크라이나군 전사자 유족 : 그가 이렇게 용감할 거라고 생각을 못 했어요. 다시 전쟁터로 갈 줄 몰랐습니다. 손자는 이제 그의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이모, 삼촌과 함께 있습니다.]
올라 씨는 햇살이 비칠 때는 마치 손자가 온 것 같고, 날이 흐리면 너무 울어서 손자가 안 온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외교부가 허가한 취재 기간이 지나 우크라이나를 떠나지만, 계속해서 전쟁의 참상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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